감기 나았는데 기침만 계속된다면?
콧물과 몸살 등 감기 증상은 사라졌지만 기침만 계속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중에도 기침이 나오거나 밤마다 기침 때문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 감기가 완전히 낫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기침이 지속되는 원인은 감기 외에도 다양하다. 호흡기 감염 이후 남은 기도 염증부터 비염, 천식, 위식도역류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침은 기도에 들어온 이물질이나 분비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신체의 방어 작용이다. 하지만 기침이 장기간 이어지면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고 수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감기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면 지속 기간과 동반 증상을 확인하고 원인에 맞는 관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를 앓고 난 뒤에는 콧물이나 발열 등 다른 증상이 사라져도 기침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 호흡기 감염으로 발생한 염증이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인 기도에 남아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기도 분비물이 늘어나거나 분비물을 외부로 배출하는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는 것도 기침이 이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태를 '감염 후 기침'이라고 한다.
국제학술지 《캐나다의학협회저널(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에 실린 의학 해설에 따르면 호흡기 감염을 겪은 성인의 약 11~25%에서 감염 후 기침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감염 이후 3~8주 동안 이어지는 기침을 가리키며,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다만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진다면 단순한 감염 후 증상으로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천식 등 다른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의료진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감기나 비염을 앓을 때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거나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면서 반복적으로 헛기침을 하는 경우도 있다. 코에서 나온 분비물이 목 뒤쪽으로 넘어가는 현상을 '후비루'라고 한다. 이때 분비물이 목을 자극할 수 있으며, 코와 목 주변의 염증으로 해당 부위가 민감해져 기침이 이어지기도 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비염이나 부비동염 등과 관련해 발생하는 '상기도기침증후군'을 만성 기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소개한다. 기침이 반복될 때는 단순히 기침 증상만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인이 되는 비염이나 부비동염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느낌이나 코막힘 등 코와 관련된 증상이 기침과 함께 나타난다면 상기도 질환과의 연관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는 기침을 유발하는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천식 역시 기침이 오래가는 원인 중 하나다. 천식은 숨이 차거나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증상 없이 기침만 나타나는 '기침형 천식'도 있다. 기침형 천식은 기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고 기관지가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천식의 한 형태다. 증상이 한동안 나아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기침형 천식에서는 주로 마른기침이 나타나며, 담배 연기나 자극적인 냄새, 운동, 찬 공기 등에 노출될 때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다만 증상만으로 감염 후 기침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기침과 구분하기는 어렵다. 기침이 반복되거나 장기간 이어진다면 진료를 받아야 하며, 필요에 따라 폐기능검사나 기관지가 자극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기침형 천식으로 진단되면 기도의 염증을 줄이는 흡입 스테로이드제 등을 이용해 치료한다.
기침이 식사 후 심해지거나 누웠을 때 반복된다면 위식도역류와 관련이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속쓰림이나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이 기침과 함께 나타난다면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위식도역류는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오는 현상으로, 역류한 내용물이 식도를 자극하거나 신경 반사를 통해 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기침이 나타난다는 사실만으로 위식도역류가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역류와 관련된 기침이 의심된다면 식사 습관과 수면 환경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의 기침 진료지침은 취침 전 3시간 이내에는 식사를 피하고,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 체중을 줄이도록 권고한다. 잠을 잘 때 침대 머리 쪽을 높이는 방법도 관리 방안으로 제시한다.
주의할 점은 기침이 오래간다는 이유만으로 위식도역류를 원인으로 판단해 위산 억제제를 임의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내 기침 진료지침에서도 속쓰림이나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이 없는 경우 위산 억제제만으로 기침을 치료하는 방법은 권장하지 않는다. 증상의 양상과 원인을 확인한 뒤 적절한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감기 이후 기침이 이어지는 이유는 기도에 남은 염증뿐 아니라 상기도기침증후군, 기침형 천식, 위식도역류 등 여러 가지일 수 있다. 기침이 지속되는 기간과 함께 콧물, 목의 이물감, 마른기침, 속쓰림 등 동반 증상을 살펴보는 것이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기침이 8주 이상 이어지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진료를 통해 다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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