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약 하길 잘했다, 홈런포로 가치를 증명한 1번 타자
시즌 전 최약체로 평가받던 롯데 자이언츠의 초반 돌풍이 거세다. 그 중심에는 김태형 감독이 꺼내 든 '빅터 레이예스 1번 타자'라는 파격적인 카드가 있다. 팀 내 최고 타자를 테이블 세터로 기용하는 이 과감한 실험은 현재까지 대성공을 거두며 KBO 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안기고 있다.레이예스는 개막 2연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완벽하게 증명했다. 2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는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포함해 무려 네 번이나 출루하며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개막전 홈런까지 더해 단 두 경기에서 2홈런 5타점을 쓸어 담는 괴력을 과시, 그가 왜 1번에 배치되었는지를 실력으로 보여주었다.사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레이예스를 향한 시선은 엇갈렸다. 2024년 KBO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이듬해 성적이 소폭 하락하고 결정적인 순간의 생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재계약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는 그와의 동행을 선택했고, 그 믿음은 새로운 역할과 함께 최고의 결과로 돌아오고 있다.김태형 감독의 이번 선택은 현대 야구의 트렌드를 KBO에 본격적으로 이식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가장 뛰어난 타자에게 한 번이라도 더 많은 타격 기회를 부여하는 '강한 1번' 타순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는 오타니 쇼헤이,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등 최고 스타들을 통해 보편화된 전략이다. 출루와 작전 수행 능력을 중시하던 KBO의 전통적인 1번 타자 상을 정면으로 깨는 발상의 전환이다.물론 팀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징계로 이탈한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팀 내에 전통적인 1번 타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이 있었음에도 레이예스를 낙점했다는 점은, 이것이 단순한 임시방편이 아닌 확고한 전략적 판단이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레이예스는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1번 타자로 출전했을 때 자신의 통산 성적보다 더 좋은 기록을 냈던 경험이 있다.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 보강 미비와 여러 악재로 인해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롯데는, 예상을 뒤엎고 개막 연승을 달리며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만약 '1번 타자 레이예스' 카드가 시즌 내내 위력을 발휘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끈다면, 이는 단순히 롯데의 성적을 넘어 KBO 리그 전체에 뿌리 깊게 박혀있던 타순에 대한 고정관념에 큰 균열을 내는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
HOT홍명보호 대패 원인으로 지목된 신규 규정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최근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0-4라는 충격적인 대패를 당한 가운데, 이번 경기에서 처음 도입된 국제축구연맹(FIFA)의 새로운 규정이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며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후반 각각 22분이 지난 시점에 주어지는 3분간의 휴식 시간인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그 주인공이다. 기존의 쿨링 브레이크가 폭염 시 주심의 재량으로 시행되던 것과 달리, 이 규정은 날씨와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적용되어 사실상 축구 경기를 4쿼터제로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이 짧은 휴식 시간은 단순히 목을 축이는 시간을 넘어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 모아 세부 전술을 수정할 수 있는 일종의 '작전 타임' 역할을 하게 되었다. 실제로 코트디부아르전 당시 한국 선수들은 벤치 앞으로 모여 홍명보 감독의 지시를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새로운 제도가 한국 대표팀에게는 득이 아닌 독이 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기 흐름이 끊긴 직후 한국의 수비 집중력이 급격히 흔들리며 실점으로 이어지는 양상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선수들의 집중력이 저하된 점에 대해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브레이크 타임 전까지는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으나, 3분간의 휴식 이후 전술적 응집력이 떨어지면서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었다는 진단이다. 홍 감독은 다가오는 월드컵 본선에서도 이 규정이 적용되는 만큼, 흐름이 끊긴 뒤에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다시 경기에 몰입하는 능력이 향후 대표팀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반면 현장에서 직접 뛴 수비수 설영우의 시각은 조금 달랐다. 그는 집중력 저하보다는 상대 팀인 코트디부아르가 휴식 시간을 활용해 한국의 전술에 더 기민하게 대응한 점에 주목했다. 설영우는 결과론적인 해석을 경계하며, 우리가 찬스를 살리지 못한 사이 상대가 전술적 변화를 통해 실점을 유도한 것이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우리에게는 지시의 시간이었지만, 상대에게는 한국의 약점을 파고들 전략을 가다듬는 치명적인 기회가 되었음을 시사한다.실제로 한국이 허용한 전반 2실점 모두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직후에 발생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3분이라는 시간 동안 벤치의 전술적 역량이 승부를 가를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상대 팀이 휴식기를 기점으로 전술을 수정해 나올 때, 우리 벤치가 얼마나 빠르게 이를 간파하고 대응하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되었다. 이제 축구는 90분 내내 이어지는 체력 싸움을 넘어, 쿼터 사이의 짧은 두뇌 싸움이 승부를 결정짓는 시대로 접어들었다.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계속 적용될 예정이기에 홍명보호에게는 이번 대패가 예방주사가 된 셈이다. 끊긴 흐름을 다시 잇는 심리적 대비와 더불어, 짧은 시간 안에 상대의 변화를 무력화할 수 있는 홍명보 감독의 전술적 유연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 대표팀은 내달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오스트리아와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 이 새로운 규정을 어떻게 역이용할지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
뇌 수술 이겨낸 노장, 7년 만에 정상 탈환
뇌종양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 필드로 돌아온 42세의 노장 개리 우드랜드가 무려 7년 만에 미국남자프로골프 투어 정상에 오르며 전 세계 골프 팬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우승은 단순히 하나의 트로피를 추가한 것을 넘어, 생사의 갈림길에서 돌아온 한 인간이 집념과 노력으로 일궈낸 기적과도 같은 결과였다. 우승 확정 순간 왈칵 눈물을 터뜨린 그의 모습에 현장을 찾은 갤러리들은 물론 중계를 지켜보던 전미 대륙이 함께 울었다.우드랜드는 30일 한국시간 기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 코스에서 열린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21언더파 259타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2위 니콜라이 호이고르를 5타 차라는 여유 있는 격차로 따돌린 우드랜드는 이로써 PGA 투어 통산 5승째를 달성했다. 이번 우승 상금은 178만 2000달러로 우리 돈 약 27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지만, 그에게 상금보다 값진 것은 2019년 US 오픈 이후 6년 9개월 만에 다시 맛본 승리의 기쁨이었다.경기의 대미를 장식한 18번 홀에서 마지막 퍼트가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우드랜드는 두 팔을 번쩍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그동안의 고통과 인내를 털어내듯 크게 한숨을 내쉰 그는 자신을 축하하기 위해 달려오는 캐디와 아내를 보자마자 참아왔던 감정을 쏟아냈다. 끓어오르는 눈물을 감추려 모자를 깊게 눌러썼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그는 아내의 품에 얼굴을 묻고 아이처럼 펑펑 울음을 터뜨렸고, 이 장면은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스포츠맨십이 빛난 순간도 있었다. 마지막까지 우승을 다퉜던 니콜라이 호이고르는 우드랜드의 마지막 퍼팅 순간 조용히 필드 뒤편으로 물러나 앉았다. 오로지 우드랜드만이 그 영광의 스포트라이트를 온전히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준우승에 머물렀음에도 호이고르는 우드랜드가 그 순간을 충분히 누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정말 멋진 순간이었고 진심으로 기쁘다는 축하의 인사를 건네 박수갈채를 받았다.우드랜드의 이번 우승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그가 겪어온 처절한 투병 과정 때문이다. 그는 2023년 5월 갑작스러운 손 떨림과 눈꺼풀 경련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그해 9월 옆머리를 야구공 크기만큼 절개하는 대수술을 통해 병변의 상당 부분을 제거해야 했다. 수술 후유증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2024년 1월 소니오픈을 통해 기적적으로 복귀했지만, 이후 참가한 26개 대회에서 11번이나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인 PTSD까지 겹쳐 작년 휴스턴 오픈 당시에는 화장실에서 혼자 눈물을 쏟을 정도로 정신적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다.그러나 우드랜드는 결코 포기라는 단어를 선택하지 않았다. 불과 2주 전 자신의 정신적 고통을 대중 앞에 솔직하게 고백한 그는 장비를 전면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더 정교한 퍼팅을 위해 퍼터를 바꿨고, 줄어든 비거리와 타구 속도를 보완하기 위해 더 단단한 아이언을 손에 쥐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밤낮으로 매달린 끝에 얻어낸 결실이었기에 그의 우승은 그 어떤 승리보다 찬란하게 빛났다.시상대에서 우드랜드는 골프가 비록 개인 종목이지만 오늘 자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는 뭉클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현재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자신을 보고 절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계속해서 싸워나가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 51위에 진입하며 PGA 투어의 주요 대회 출전권을 모두 확보하게 된 그는 여전히 남아있는 수술 후유증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우드랜드는 인터뷰 마지막에 자신보다 더 힘들었을 아내에게 모든 영광을 돌렸다. 뇌 수술이라는 큰 시련이 자신에게도 고통스러웠지만 옆에서 지켜봐야 했던 아내에게는 훨씬 더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라며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피어난 그의 버디 퍼트와 눈물 섞인 우승 소감은 단순한 스포츠 뉴스를 넘어 삶의 의지를 잃어가는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인간 개리 우드랜드의 진짜 경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
2인자는 잊어라, KBO리그의 새로운 왕좌를 노리는 '네일'

KIA 타이거즈는 시즌 첫 경기에서 충격적인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불안하게 시즌을 시작했다. 다 잡았던 승리를 눈앞에서 놓친 허탈함 속에서도, 마운드 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 한 선수만큼은 패배의 아쉬움을 덜어주는 유일한 위안이었다. 팀의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네일은 개막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아 6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SSG 강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특히 특정 구장과 팀에 약하다는 편견을 비웃기라도 하듯, 한 치의 흔들림 없는 투구로 마운드를 지배했다. 그의 눈부신 역투에도 불구하고 불펜의 난조로 승리가 날아간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역설적이게도 SSG 타선은 네일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후에야 비로소 숨통을 틔우고 대거 득점에 성공했다. 이는 SSG 타자들의 컨디션이 나빴던 것이 아니라, 네일의 구위와 제구가 그만큼 압도적이었음을 방증한다. 상대 팀 관계자조차 "어제 네일은 실투가 거의 없었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컴퓨터처럼 정교하게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그의 제구에 상대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리그 최고 연봉(총액 200만 달러)을 받는 외국인 선수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투구였지만, 네일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KBO리그 3년 차를 맞아 상대 타자들의 분석이 끝났을 법도 한데, 그는 오히려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강력한 무기였던 투심 패스트볼과 스위퍼 조합에 만족하지 않고, 오프시즌 동안 커브와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이러한 노력은 첫 등판부터 즉각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각기 다른 궤적과 속도로 파고드는 네 가지 구종의 조합은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았다. 마치 비디오 게임처럼 원하는 곳에 정확히 공을 던지는 그의 모습에서, 더는 지난 시즌의 2인자나 3인자가 아니라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과거 네일은 리그 정상급 투수였지만, 더 빠른 공을 던지는 다른 외국인 투수들에게 가려져 '최고'라는 타이틀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그는 구종 다양화와 완벽한 제구력이라는 자신만의 해법으로 리그 정복을 노린다. 전성기라 믿었던 작년보다 더 강력해진 네일이 KBO리그 에이스 계보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준비를 마쳤다.
-
다저스가 김혜성에게 내준 숙제, ‘30% 삼진율’을 낮춰라

시범경기 내내 맹타를 휘둘렀음에도 불구하고 LA 다저스 개막 엔트리 승선이 불발된 김혜성이 팬들에게 먼저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자신의 가장 큰 목표였던 빅리그 개막전 출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사과했지만, 실망감은 이내 마이너리그 무대에서의 무력시위로 바뀌고 있다.김혜성의 스프링캠프 성적은 누구나 납득할 만했다. 타율 0.407, OPS 0.967을 기록하며 다저스 내야진에 활력을 불어넣을 기대주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 스스로도 개막전 출전을 강력히 희망하며 비시즌 내내 구슬땀을 흘렸기에 그의 마이너리그행은 많은 팬들에게 의문을 남겼다.하지만 다저스 구단의 생각은 달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구단은 김혜성이 아직 2년 차에 시작한 스윙 교정 작업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빅리그의 불규칙한 출전 기회보다는 트리플A에서 꾸준히 타석에 들어서며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선수에게 더 낫다는 것이다.이러한 판단의 배경에는 지난해의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김혜성은 데뷔 첫 달 4할이 넘는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이후 타율이 2할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급격한 부진을 겪었다. 특히 30%를 상회하는 높은 삼진 비율은 구단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이었다.결국 다저스는 김혜성에게 '꾸준함'이라는 과제를 부여한 셈이다. 그리고 김혜성은 트리플A 개막과 동시에 곧바로 해답을 증명해내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5할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과시했고, 특히 지난 29일 경기에서는 5타수 5안타 2타점 4득점의 원맨쇼를 펼치며 빅리그 콜업이 임박했음을 알렸다.김혜성은 팬들에게 "시즌은 길다. 더 노력해서 빨리 올라가겠다"고 다시 한번 약속했다. 그의 방망이가 지금의 기세를 유지한다면, 다저스 구단 역시 더 이상 그의 콜업을 미룰 명분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
146km 강속구 맞고 쓰러져…후배부터 챙긴 허경민
대전 구장에 잠시 숨 막히는 정적이 감돌았다. 시속 146km의 직구가 타자의 머리를 향해 날아들었고, 헬멧을 강타당한 타자는 그대로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승패가 갈리는 치열한 승부처였지만, 이 순간 그라운드의 모두는 타자의 안위만을 걱정했다.사건은 3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 KT의 경기, 5회초에 발생했다. 한화는 마운드에 시즌 첫 등판에 나선 엄상백을 올렸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위기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KT 허경민을 상대로 던진 2구째 공이 그대로 머리 쪽으로 향했다.피할 틈도 없이 공에 맞은 허경민이 쓰러지자 경기는 즉시 중단됐다. 마운드 위 투수 엄상백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차마 타석을 쳐다보지 못했다. KBO 규정에 따라 헤드샷을 던진 엄상백에게는 즉각 퇴장 명령이 내려졌고, 그의 허무한 시즌 첫 등판은 그렇게 끝이 났다.한참을 쓰러져 있던 허경민은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모두가 그의 상태를 걱정하며 숨죽이고 지켜보는 순간, 그는 자신을 맞힌 투수 엄상백을 향해 손짓했다. 고개를 떨군 채 마운드를 내려가지 못하는 후배에게 ‘괜찮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자칫 선수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고통보다 자책감에 빠진 후배를 먼저 챙긴 베테랑의 품격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허경민의 위로를 받은 엄상백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더그아웃으로 향했다.한편,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한 KT가 한화를 9-4로 꺾었다. 이 승리로 KT는 개막 3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고, 한화는 선발 부상과 불펜의 난조가 겹치며 시즌 첫 패배를 떠안았다.
-
이강인, PSG의 재계약 제안 거절…이적설에 불 지폈다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을 향한 유럽 빅클럽들의 관심이 뜨겁다. 프랑스 입성 첫 시즌 만에 팀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 있는 그를 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와 스페인 라리가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올여름 그의 거취가 축구계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가장 적극적인 구단은 토트넘 홋스퍼로 알려졌다. 프랑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토트넘은 지난겨울 영입에 실패했음에도 여전히 이강인의 다재다능함과 기술적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재도전을 준비 중이다. 뉴캐슬과 아스톤 빌라 역시 충분한 출전 시간을 보장하며 그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스페인 무대 복귀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앙투안 그리즈만의 올랜도 시티 이적이 확정되면서 생긴 공격의 공백을 메울 창의적인 자원으로 이강인을 지목했다. 라리가 무대에 완벽히 적응된 선수라는 점은 즉각적인 전력 상승을 원하는 아틀레티코에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이러한 이적설의 배경에는 이강인의 팀 내 입지에 대한 미묘한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뢰 속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고는 있지만, 매 경기 선발을 보장받는 확고한 주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근 PSG가 제안한 재계약을 거절했다는 현지 보도는 이러한 이적설에 더욱 불을 지폈다.물론 2028년까지 계약이 남아있는 만큼, 이강인이 성급하게 움직일 가능성은 작다. 선수 본인은 현재 PSG에서의 역할과 미래의 출전 가능성을 신중하게 저울질하며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결정에 따라 유럽 축구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에 여러 구단이 그의 선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결국 선택의 공은 이강인에게 넘어갔다.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PSG에 남아 치열한 주전 경쟁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자신에게 더 확고한 역할을 보장하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할 것인지, 그의 결정에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HOT‘올림픽 은퇴’ 최민정, 다시 스케이트를 신는다
빙판의 여제 최민정이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는다. 지난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무대와의 작별을 고했던 그녀가 휴식을 마치고 2026-2027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을 선언하며,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다. ‘행복한 질주’를 위한 그녀의 복귀에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그녀의 복귀가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직후 던진 충격적인 ‘올림픽 은퇴’ 선언 때문이다. 당시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과 1500m 은메달을 추가하며 한국 선수 역대 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7개)라는 금자탑을 쌓았지만, 주 종목 3연패 실패에 대한 아쉬움은 컸다.많은 팬들은 30대 중반까지 활약한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를 떠올리며 최민정의 장기 집권을 기대했다. 하지만 최민정 본인은 한국의 독특하고 강도 높은 훈련 시스템과 잦은 국제 대회 출전 환경이 개인의 의지에 따라 선수 생활을 조절하는 폰타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여제의 귀환과 대조적으로, 남자 쇼트트랙을 이끌던 간판 황대헌은 이번 선발전에 불참을 선언하며 사실상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대표팀의 핵심 전력이었던 그의 갑작스러운 이탈은 남자 대표팀 구성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충격적인 소식이다.그는 심신이 지쳤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팬들의 아쉬움은 더 크다. 특히 세계선수권 이후 과거의 논란에 대해 입을 열겠다고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낳고 있다.이제 모든 시선은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향한다. 올림픽이라는 큰 짐을 내려놓은 최민정이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달고 빙판 위에 설 수 있을지, 그리고 황대헌이 빠진 남자 대표팀은 어떤 새로운 얼굴로 채워질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일본 여자축구, 또 다른 황금세대의 등장을 알렸다

일본 여자 축구가 성인 대표팀에 이어 20세 이하(U-20) 대표팀마저 아시아 무대에서 가공할 만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그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현재 태국에서 열리고 있는 U-20 여자 아시안컵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행보는 단순한 승리를 넘어, 경기 내용 면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최근 대만과의 조별리그 2차전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일본은 경기 시작 단 32초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전반에 한 골을 더 추가하며 2-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점수보다 더 놀라운 것은 경기 기록이다. 일본은 90분 내내 무려 45개의 슈팅을 퍼부으며 대만 골문을 두드렸고, 상대에게는 단 2개의 슈팅만을 허용하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이러한 압도적인 모습은 이번 대회 내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열린 인도와의 1차전에서는 6-0이라는 대승을 거두는 동안 27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단 한 개의 슈팅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게임'을 선보였다. 두 경기에서 8골을 몰아치고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공수 균형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U-20 대표팀의 이러한 모습은 최근 아시안컵에서 6전 전승, 29득점 1실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성인 대표팀의 행보를 그대로 재현하는 듯하다. 세대와 상관없이 일관된 기술과 전술, 그리고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며 일본 여자 축구의 탄탄한 저변을 증명하고 있다.이번 대회는 오는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U-20 여자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을 겸한다. 총 12개국이 참가해 상위 4개 팀만이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일본은 이미 2연승으로 8강 토너먼트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지으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월드컵 진출 1순위로 떠올랐다.일본의 독주 속에 한국 역시 우즈베키스탄과 요르단을 연파하며 8강에 안착,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놓고 벌일 앞으로의 경쟁에 대한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황대헌 “임효준, 바지 벗긴 뒤 이름 부르며 춤춰… 사과하더니 서명 요청”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이 그간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임효준의 중국 귀화 배경이 된 2019년 선수촌 사건부터 박지원과의 충돌, 최근 올림픽 인터뷰 태도 논란까지 한꺼번에 해명하며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부분을 바로잡고 싶었다”고 말했다.황대헌은 6일 소속사 라이언앳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그동안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으면서 사실이 아닌 내용까지 기정사실처럼 퍼졌다”며 침묵을 깨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가장 먼저 언급한 건 2019년 6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벌어진 임효준과의 사건이다. 황대헌은 당시 훈련 중 임효준이 갑자기 자신의 바지와 속옷을 잡아당겨 신체가 노출됐고, 주변에 여자 선수와 미성년 선수도 있어 큰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성끼리만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속옷까지 내려간 것은 선을 넘은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직후 제대로 된 사과 대신 조롱을 받는 듯한 상황이 이어져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신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황대헌은 또 임효준이 보름 뒤 감독과 부모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사과한 뒤 곧바로 ‘사과를 수용하고 화해했다’는 취지의 확인서 서명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일로 사과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임효준은 이후 징계를 받은 뒤 중국으로 귀화했으며, 관련 재판에서는 1심 벌금형 이후 2심과 3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황대헌은 임효준의 사과를 문전박대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당시 자신도 여자 선수 관련 사안으로 충북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여자 선수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강제추행 혐의는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건 이후 끝내 화해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내가 더 성숙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며, 언젠가 임효준과 오해를 풀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경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동료 박지원과의 ‘팀 킬’ 논란에 대해서도 고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황대헌은 2023~2024시즌 ISU 월드컵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지원과 잇따라 충돌해 비판을 받았다. 그는 세계선수권 1500m에서의 반칙에 대해 “우승 욕심이 컸고, 코너에서 공간이 생길 것으로 보고 들어갔지만 충분하지 않았다”며 무리한 시도였음을 인정했다. 경기 직후와 숙소에서 두 차례 사과했다고도 밝혔다. 1000m 경기 역시 고의가 아닌 경기 중 접촉이었다는 입장이다.지난 2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은메달 직후 불거진 인터뷰 태도 논란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황대헌은 “승부욕이 앞서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다”며 “이번 입장문으로 비난이 멈출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지만,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26~2027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는 불참하지만 국가대표 은퇴는 아니며, 다음 올림픽에도 도전하겠다는 뜻을 함께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