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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되는 일에 4년째 '올인'…한 기업이 시각장애인에게 꽂힌 진짜 이유
생활용품 기업 라이온코리아가 정보 접근에 취약한 시각장애인들의 안전한 일상 만들기에 4년 연속 팔을 걷어붙여 우리 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주고 있다. '흰지팡이의 날'이었던 지난 15일, 한국소비자원 및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과 함께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태그 및 친화 제품 보급 행사에 참여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기부하는 차원을 넘어, 모든 소비자가 차별 없이 안전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기업의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라는 철학을 꾸준한 실천으로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진 이들의 동행은 일상 속 작은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로 평가된다.이번에 라이온코리아가 지원한 물품의 핵심은 '점자 태그와 스티커' 제작비 및 현물이다. 시각장애인에게 샴푸와 린스, 세제와 섬유유연제처럼 비슷하게 생긴 생활용품 용기는 자칫 오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다. 점자 태그와 스티커는 점자 표기가 없는 다양한 제품에 걸거나 붙여 시각장애인 스스로 내용물을 명확히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 작지만 결정적인 도구다. 라이온코리아는 총 1400만 원 상당의 제작비와 함께, 이미 용기 자체에 점자 표기가 적용된 '비트' 세탁세제와 '참그린' 주방세제 등 자사의 대표 제품들을 함께 전달했다. 이는 단순 지원을 넘어, 제품 개발 단계부터 소비자 다양성을 고려하는 이들의 포용적 경영 방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이러한 점자 태그와 생활용품은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들에게 단순한 편의 제공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매일 사용하는 물건을 스스로 구별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들의 자립적인 생활을 돕고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용기 모양이나 냄새에 의존해 불안하게 내용물을 추측해야 했던 불편함을 해소하고, 사소한 실수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실질적인 해결책인 셈이다. 이처럼 소비 과정에서 겪는 장벽을 허물려는 노력은 정보 격차를 줄이고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라이온코리아의 이번 행보는 일회성 기부를 넘어, 수요자의 필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기업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관계자가 "모든 소비자의 안전을 돕는 것까지 기업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듯, 이들은 앞으로도 시각장애인의 생활 안전을 위한 맞춤형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점자 표기 제품군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한 기업의 꾸준한 관심과 실천이 시각장애인의 일상에 안전이라는 빛을 더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영감을 주며 포용적인 소비 환경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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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일본 열도 뒤흔든 'K-패션 쓰나미'…월 억대 매출 브랜드 속출, 대체 무슨 일이?
무신사 글로벌이 일본 시장에서 무서운 기세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 3분기(7~9월)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의 일본 내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나 치솟았고, 구매 고객 수 역시 113% 증가하며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지난 9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단순히 플랫폼의 몸집이 커진 것을 넘어, K-패션에 대한 일본 현지의 폭발적인 관심이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명백한 지표다. 패션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한국의 중소 패션 브랜드들이 저력을 발휘하며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철저한 데이터 기반의 현지 맞춤형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무신사는 막연하게 K-패션을 소개하는 대신, 국내 판매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일본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했다. ‘한국 인기 브랜드’, ‘서울에서 주목받는 브랜드’, ‘K-팝 아이돌 픽’ 등 직관적이면서도 흥미를 끄는 카테고리로 브랜드를 큐레이션하여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K-패션에 막연한 호기심만 있던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하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손쉽게 발견하도록 돕는 길잡이 역할을 했다. 복잡한 탐색 과정 없이도 매력적인 상품을 바로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구매 전환율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전략을 실행에 옮긴 구체적인 마케팅 활동 역시 성공의 핵심 열쇠였다. 무신사는 일본 패션계에서 높은 영향력을 지닌 셀러브리티와의 협업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지난 9월 진행한 ‘라시사(らしさ)’ 캠페인이 그 정점이었다. ‘자기다움’이라는 뜻의 캠페인 테마에 맞춰 일본의 인기 모델 겸 배우 나카지마 세나를 비롯한 15명의 모델이 각자의 개성을 담은 스타일링을 선보이자 현지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 캠페인과 연계한 온라인 기획전에는 1000개가 넘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했고, 무센트, 에이이에이이, 일리고 등은 9월 한 달 만에 억대 거래액을 기록하며 K-패션의 잠재력을 입증했다.무신사의 이번 성과는 플랫폼의 성공을 넘어, 국내 중소 패션 브랜드들이 지닌 잠재력과 경쟁력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현재 3000개가 넘는 K-패션 브랜드가 무신사를 통해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더콜디스트모먼트, 아캄 등 260여 개 브랜드는 올 3분기에만 거래액이 3배 이상 급증하는 쾌거를 이뤘다. 무신사는 일본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 브랜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는 'K-패션 전초기지'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브랜드가 일본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통한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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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질'에 좌절한 韓 청년들… "미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세계은행(WB)이 한국을 향해 구조 개혁의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성장과 일자리 모두를 잃을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카를로스 펠리페 하라밀로 세계은행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부총재는 15일(현지시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혁이 늦춰지면 성장과 일자리가 모두 정체된다"고 단언했다. 특히 그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전반에서 나타나는 청년층의 불만을 심각하게 바라봤다. 단순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취업률의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일자리의 질에 대한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이 미래에 대한 신뢰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안주한 채 개혁을 미루는 사이, 미래 세대의 불만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준엄한 지적이다.하라밀로 부총재는 이러한 문제의 배경으로 인공지능(AI)과 자동화로 대표되는 기술 혁명의 파고를 지목했다. 그는 일자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보다 노동 수요의 형태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기술로는 더 이상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그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미래 일자리에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혁신하는 것이고, 둘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기업들이 마음껏 성장하며 새로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다. 지난 45년간 세계은행이 가장 자주 인용하는 압축성장의 성공 사례였던 한국이지만, 이제는 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성장 전략을 짜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충고다.물론 한국 경제를 둘러싼 위협이 내부적인 요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라밀로 부총재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을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예측 불가능한 무역 갈등이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는 외부 환경이 어려울수록 내부의 체질 개선이 더욱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혁신 기업의 등장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 장벽을 허물고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구조 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은행의 최근 보고서 역시 동아시아 지역의 일자리가 AI보다 로봇 기술의 확산에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분석하며, 기존 산업의 틀을 깨는 파괴적 혁신 기업의 등장이 절실함을 뒷받침했다.더 이상 원조를 받던 개발도상국이 아닌, 개발 경험과 지식을 전파하는 선진 공여국이 된 한국의 위상 변화도 언급됐다. 세계은행은 이미 한국을 고소득 국가로 분류해 개도국 중심의 동아시아·태평양 경제 성장률 통계에서는 제외하고 있다. 하라밀로 부총재는 "한국은 개도국에 중요한 영감을 주는 나라"라며, 앞으로 세계은행이 한국의 혁신 정책, 인프라 구축, 교육 시스템의 성공 경험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는 협력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의 성공에 대한 찬사이자, 동시에 높아진 위상만큼 국제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요구하는 주문이기도 하다. 결국 세계은행의 이번 메시지는 한국이 기로에 서 있으며, 고통스러운 개혁을 감내해야만 미래를 열 수 있다는 채찍질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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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고용, '소비 쿠폰빨' 제대로 받았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31만 2천 명 늘어 1년 7개월 만에 30만 명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정부의 소비쿠폰 효과로 서비스업 고용이 확대됐으나,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은 지속됐다.국가데이터처가 17일 발표한 '2025년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수는 2915만 4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만 2천 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0만 명대 증가를 보인 것이다. 15~64세 고용률(OECD 기준)은 70.4%로 0.5%p, 15세 이상 고용률은 63.7%로 0.4%p 각각 상승했으며, 실업률은 2.1%로 전년과 비슷했다.연령별로는 15~29세 고용률만 0.7%p 감소한 45.1%를 기록했다. 반면 30대(1.0%p), 40대(0.8%p), 50대(0.3%p), 60대 이상(0.9%p) 등 다른 모든 연령대에서는 고용률이 올랐다.산업별 고용은 엇갈렸다. 제조업 취업자는 6만 1천 명 줄어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농림어업(14만 6천 명)과 건설업(8만 4천 명)도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은 16개월 연속 줄어 건설 경기 부진을 시사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30만 4천 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7만 5천 명), 교육서비스업(5만 6천 명) 등 서비스업 분야에서 고용이 크게 늘었다.공미숙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소비쿠폰 효과로 도소매업, 숙박업 등에서 취업자가 증가했으며,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정책적 영향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종사상 지위별로 살펴보면, 임금근로자 중에서는 상용근로자가 34만 명, 임시근로자가 4만 4천 명 각각 증가하며 고용 안정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비임금근로자 부문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3만 명 늘었지만,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8만 5천 명, 무급가족종사자는 2만 명 감소하여 전반적으로 비임금근로자의 수는 줄어들었다.한편,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11만 6천 명 감소했다. 이는 육아(-6만 8천 명)와 연로(-4만 명)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던 인구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구직을 단념한 사람의 수도 9천 명 감소한 36만 9천 명으로 집계되어, 전반적으로 경제활동 참여 의지가 소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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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온, '사용자 중심'으로 카톡 독주 막는다
최근 카카오톡의 개편이 사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메신저 서비스였던 네이트온이 모바일 버전 광고를 전면 중단하고 사용자 의견을 반영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예고하며 메신저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는 20일, 네이트온이 사용자 중심의 기능 개선과 서비스 운영 방향 개편에 돌입한다고 밝혔다.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모바일 버전의 광고 전면 중단이다. 이는 광고 매출 확대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카카오톡과는 정반대의 행보로, 메신저 본연의 기능과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겠다는 네이트온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사용자들은 광고 없는 쾌적한 환경에서 메신저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또한, 사용자들의 오랜 요구 사항이었던 기능들이 대거 추가된다. 대화방 내 메시지 삭제 시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흔적이 남지 않도록 개선되며, 그룹 대화방에서는 방장이 특정 사용자를 내보낼 수 있는 '강퇴 기능'이 도입된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접속 기기 상태를 숨기는 '접속 상태 비공개 옵션'도 모바일 및 맥 PC 버전에 추가될 예정이다.강력한 보안 기능도 강화된다. '2차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여 계정 보안을 한층 강화하고, 국내 유수의 보안 전문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사용자 신뢰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방침이다. 이 외에도 모바일 파일함의 '전체 선택 기능(안드로이드OS)', PC 버전 하단 뉴스 영역의 '비공개 설정 기능' 등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기능들이 추가된다.기존 '나만의 이모티콘' 기능에 더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이모티콘 개발도 진행될 예정이다.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최근 네이트온을 다시 찾는 사용자들이 증가하는 흐름 속에서 SNS를 통해 접수된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하며, 이달 말부터 순차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결과물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네이트온의 파격적인 행보는 사용자 불만이 고조된 카카오톡과의 경쟁을 본격화하며 국내 모바일·PC 메신저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개편이 침체되었던 네이트온의 부활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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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지만 싸구려 아냐!" 5000원의 심리학, 글로벌 유통가를 흔들다
고물가 시대의 그림자가 전 세계 소비 시장을 뒤덮으면서, 유통업계가 '5000원 이하'라는 파격적인 가격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아마존, 무인양품, 이마트 등 글로벌 유통 강자들이 앞다퉈 이 경쟁에 뛰어들며, 제품의 원가와 마진을 먼저 고려하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가격 역설계'라는 혁신적인 접근법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먼저 5000원(또는 5달러, 500엔) 이하의 판매 가격을 확정한 뒤, 그에 맞춰 제품의 용량, 포장, 사양 등을 조정하는 방식이다.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고물가로 인해 더욱 중요해진 '가성비'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세계 최대 e커머스 기업 아마존은 최근 신규 브랜드 '아마존 그로서리'를 출범, 육류, 해산물, 유제품 등 1000여 개 품목 대부분을 5달러 미만에 제공하며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일본의 생활 잡화점 무인양품 역시 중국 시장의 소비 심리 위축과 현지 초저가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500엔 이하 제품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무지 500' 매장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는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20년 가까이 5000원 이하 가격 정책을 고수하며 상품의 형태와 용량을 조절해왔고, 이마트 또한 지난 8월 전 품목 5000원 이하의 자체 브랜드 '5K PRICE'를 선보이며 이 대열에 합류했다.유통업체들이 5000원이라는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용량을 줄이거나 불필요한 포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5000원'이라는 가격은 유통업체 입장에서 이익이 거의 남지 않지만, 그렇다고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도 일정 수준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평가된다. 중국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에서 판매되는 1000~2000원대 초저가 제품들이 품질 문제로 한 번 쓰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 것과 달리, 5000원대 제품은 '싸지만 싸구려는 아닌' 품질을 담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소비자 심리학적으로도 5000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폐 한 장으로 부담 없이 결제할 수 있는 단위 중 가장 접근성이 높은 '심리적 최소 가격대'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황진주 겸임교수는 "1000원보다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면서도 1만원보다는 훨씬 저렴해 구매에 대한 심리적 문턱이 낮은 가격"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5000원 이하' 전략은 유통업계의 새로운 생존 공식이자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는 핵심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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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생각도 없었다?… 주 4.5일제 '소상공인 패싱'의 충격적인 전말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을 명분으로 내건 주 4.5일제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정책의 최대 영향권에 놓인 소상공인들의 거센 반발이 정책 추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들은 인건비 부담 급증을 이유로 "사실상의 사형 선고"라며 절규에 가까운 반대 입장을 연일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정책의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소상공인 패싱'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 7월 김영훈 장관 취임 이후, 고용부는 재계와 노동계를 아우르는 의견 수렴 절차를 수차례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단체와는 단 한 차례의 공식적인 대화 자리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는 이러한 '패싱' 논란을 명확히 뒷받침한다. 고용부는 지난 8월과 9월, 두 달간 주 4.5일제 등 노동 현안과 관련해 총 7차례에 걸쳐 재계의 의견을 들었다. 장관 및 차관이 직접 주재한 간담회를 포함,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8개 주요 경제 단체와 소통했다. 하지만 이 명단 어디에도 소상공인연합회와 같은 소상공인 대표 단체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지난달 공식 출범한 주 4.5일제 로드맵 마련을 위한 핵심 협의체에서도 소상공인은 철저히 배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부가 정책 설계 단계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외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소상공인 업계가 이토록 필사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폐지되지 않은 주휴수당과 5인 미만 사업장으로까지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근로기준법이라는 두 개의 족쇄가 채워진 상태에서 근로시간마저 단축되면, 인건비 상승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공포 때문이다. 이들은 국회 앞에서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자신들의 절박한 처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폭탄의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한데, 정부가 우리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듣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 현실에 깊은 절망감을 느낀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논란이 확산하자 고용노동부는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소상공인계의 입장을 전달받고 있었고, 기자회견 등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직접 소통 대신 간접적인 의견 청취에 그쳤음을 시인한 셈이다. 고용부는 "추후 별도 면담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뒤늦은 약속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현장의 충분한 목소리 없이 추진되는 정책의 부담은 결국 가장 취약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전가될 것"이라며 "정부가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근로시간 개편을 원한다면, 특정 집단이 아닌 모든 경제 주체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담아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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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월 8만 원으로 연금 만들기? 경남도, 전국 최초 지역 맞춤형 연금 시행
경상남도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최초로 자체적인 연금 제도를 도입하며, 고령화 시대에 국민연금 수령 전 발생하는 소득 공백기를 메울 지역 맞춤형 복지 안전망 구축에 나섰다.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될 '경남도민연금'은 도민들의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지원하고, 특히 정보 접근성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경남도가 내년부터 시행할 ‘경남도민연금’의 가입 문턱을 구체화했다. 대상은 경남에 거주하는 만 40세부터 54세까지의 도민으로, 연소득 9,352만 원 이하라면 신청이 가능하다. 제도 도입 초반에는 정보 접근이 어려운 저소득층을 먼저 참여시키고, 이후 단계적으로 상위 소득 구간까지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에게 우선적으로 안전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경남도의 파격적인 지원이다. 가입자 1인당 연간 최대 24만 원을 10년간 지원하여 총 240만 원의 적립금을 추가로 쌓아준다. 당초 월 1만 원으로 책정되었던 지원금은 도민들의 노후 준비에 더욱 힘을 보태기 위해 월 2만 원으로 상향 조정되었다.구체적인 적립금 형성 과정을 살펴보면, 예를 들어 50세의 도민이 매월 8만 원씩 10년간 납입할 경우, 본인 부담금 960만 원에 도 지원금 240만 원, 그리고 복리 2%의 이자를 합쳐 약 1,302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 적립된다. 이처럼 경남도민연금은 도민들의 자발적인 노후 준비 노력에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적립된 연금은 가입 10년이 경과하거나 만 60세가 되면 일시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또한, 가입 기간이 5년 이상이면서 만 55세 이상인 경우에도 수령이 가능하여, 도민들의 다양한 은퇴 시기와 경제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60세부터 5년간 분할 수령을 선택할 경우, 매월 21만 7천 원의 연금을 받게 되어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의 소득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다. 여기에 별도의 세액공제 혜택까지 적용되어 가입자들의 실질적인 이득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경남도는 도 지원금이 경남 주민등록을 유지하는 기간에만 지급되도록 하여 제도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중도 해지나 환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이는 도민들의 지속적인 경남 거주를 유도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경남도는 내년부터 매년 1만 명씩 신규 가입자를 모집하여 10년 뒤에는 누적 가입자 10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전용 기금 조성은 물론, 연내 시스템 구축과 운영 매뉴얼 마련, 그리고 기금 확보까지 완료하여 안정적인 제도 운영의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경남도민연금은 전국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현재 가입 연령이 만 40세 이상 55세 미만으로 한정되어 있어, 만 55세 이상 60세 미만의 도민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수령까지의 소득 공백이 이들에게도 동일하게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연령대별 형평성을 보완할 수 있는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한편 경남도의 이번 시도는 지자체가 주도하는 복지 모델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대한민국에서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 노후 안전망을 구축하려는 노력은 다른 지자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도민연금이 성공적으로 정착하여 도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안정과 희망을 선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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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눅한 냉동치킨은 가라’… CJ가 ‘소스 바른 치킨’으로 대박 친 비결
CJ제일제당이 '고메 소바바치킨'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세 번째 야심작을 선보이며 냉동치킨 시장의 패권 굳히기에 나섰다. 2023년 첫선을 보인 이후, 기름에 두 번 튀겨낸 바삭한 닭고기에 특제 소스를 얇게 코팅하는 독자적인 '소스코팅 공법'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 제품은 올해 9월 말을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2000만 봉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단순한 냉동식품의 성공을 넘어, 배달 전문점에 버금가는 맛과 식감을 집에서 간편하게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관통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수치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소이허니'와 '양념' 맛의 성공 신화를 이어갈 다음 주자로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마늘'을 선택, 또 한 번의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고메 소바바치킨 마쏘킥(마늘쏘이킥) 순살'은 이름에서부터 강렬한 자신감이 묻어난다. '매콤짭짤한 소이소스에 마늘로 킥!'이라는 콘셉트 아래, 대파와 고추의 풍미를 더한 매콤한 간장 소스를 베이스로 하고, 그 위에 알싸한 마늘의 맛과 향을 더해 맛의 방점을 찍었다. 이는 단순히 달고 짠 '단짠'의 조합을 넘어, 마늘 특유의 감칠맛과 중독성 있는 매콤함까지 더해져 한층 더 복합적이고 풍부한 맛의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늦은 밤 출출함을 달래줄 야식이나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 즐기는 '치맥' 안주로 최적화된 맛이라는 평이다. 닭가슴살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퍽퍽함을 잡고 풍부한 육즙을 살려낸 점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고메 소바바치킨' 시리즈의 성공 비결은 단연 CJ제일제당만이 가진 독보적인 기술력에 있다. 바로 '소스코팅 공법'이 그 핵심인데, 소스를 버무리거나 붓는 방식이 아닌, 얇고 균일하게 튀김 옷에 코팅하는 이 기술 덕분에 소스가 묻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눅눅해지지 않고 갓 튀겨낸 듯한 바삭한 식감을 마지막 한 조각까지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소스 치킨은 눅눅하다'는 기존의 편견을 깨뜨린 혁신적인 시도였다. 여기에 에어프라이어 10분이라는 극강의 조리 편의성까지 더해져, 배달 치킨을 기다리는 시간조차 아까운 바쁜 현대인들에게 완벽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전문점 수준의 맛을 집에서 단 10분 만에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왔다.CJ제일제당은 신제품 출시에 맞춰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초기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고메 소바바치킨 마쏘킥 순살'은 이마트, 트레이더스, SSG닷컴 등 주요 유통 채널과 CJ제일제당 공식몰인 'CJ더마켓'에서 우선적으로 판매를 시작한다. 특히 오는 29일까지 CJ더마켓에서 신제품 구매 후 리뷰를 남긴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3만 원 상당의 스타벅스 교환권을 증정하며, 26일까지 진행되는 브랜드위크 기간에는 치킨 제품 3만 원 이상 구매 시 아이폰 17을 경품으로 내거는 파격적인 이벤트까지 진행한다. 이는 단순한 신제품 홍보를 넘어, '고메 소바바치킨' 브랜드를 중심으로 냉동치킨 시장의 트렌드를 완전히 주도하겠다는 CJ제일제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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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내각 총동원"…정부, 청년 일자리 문제에 칼 빼 들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얼어붙은 청년 고용 시장의 현실에 대해 기성세대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히며,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총력 대응을 약속했다. 김 총리는 21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2025 상생협력 채용박람회'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청년의 미래가 곧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전제하며 "청년의 성장과 도약은 우리 사회의 활력을 높이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청년 문제를 단순히 한 세대의 어려움으로 국한하지 않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특히 김 총리는 이날 축사에서 현재 청년들이 처한 암울한 상황에 대해 "한 사회의 기성세대로서 보는 마음이 무겁다. 큰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례적으로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는 정부 고위 책임자가 청년 문제에 대한 정책적 책임을 넘어, 세대적 부채감과 미안함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는 이어 "청년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역설하며, 청년 고용 문제 해결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범사회적 과제임을 환기시켰다.이러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김 총리는 정부 차원의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모든 내각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청년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하며, 향후 정부의 모든 역량이 청년 고용 문제 해결에 집중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단순한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부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실효성 있는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기겠다는 구체적인 다짐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청년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문제 해결의 최전선에 서겠다는 선언인 셈이다.정부의 이러한 강력한 의지에 재계 역시 적극적으로 화답하며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들을 향해 청년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한 바 있으며, 김 총리는 이를 언급하며 "삼성, SK, 포스코, 한화 등 주요 그룹들이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발표하며 대통령의 당부에 화답했고, 500여 개의 협력사들까지 그 뜻을 모아주시면서 대통령의 당부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맞물려, 얼어붙은 고용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