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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머 英 총리, 오늘 사퇴 발표하나
영국 집권 노동당 내에서 강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혀온 앤디 버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이 하원 보궐선거를 통해 중앙 정치 무대에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키어 스타머 총리의 입지가 사실상 소멸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이르면 22일 중으로 총리직 사임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한때 총리를 지지했던 내각 핵심 장관들마저 버넘 시장의 당선 직후 집단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스타머 총리 역시 더 이상의 버티기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노동당 규정상 하원 의원 신분을 확보한 버넘 시장은 이제 합법적으로 당 대표 경선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현재 버넘 시장은 전체 노동당 의원의 70%가 넘는 300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경선 요구에 필요한 하원 의원 20%의 찬성을 가볍게 상회하는 수치다. 버넘 시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이번이 노동당의 마지막 변화 기회라고 강조하며 사실상 스타머 총리를 향해 최후통첩을 날린 상태다.스타머 총리의 고립은 내부 참모진의 이탈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총리실 내부 관계자들은 현재 스타머 총리 곁에 남은 인물은 극소수의 가족과 오랜 개인적 친구들뿐이라고 전하며, 권력의 무게중심이 이미 버넘 시장에게 완전히 기울었음을 시사했다. 특히 총리의 충성파로 분류되던 의원들조차 버넘의 다우닝가 입성을 막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라며 총리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내각의 붕괴 조짐도 스타머 총리를 압박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이미 보건장관과 국방장관 등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총리의 리더십을 비판하며 사표를 던졌으며, 외무장관과 내무장관 등 현직 각료들도 연쇄적으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만약 스타머 총리가 주말 동안의 고민 끝에 자진 사임하지 않을 경우, 정부 기능이 마비될 수준의 대규모 집단 사퇴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면서 총리의 선택지는 단 하나로 좁혀졌다.대외적인 압박도 거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스타머 총리가 이민과 에너지 정책에서 처참하게 실패했다고 비판하며 그의 사임을 기정사실화했다. 영국의 전통적 우방인 미국의 행정부 수반이 타국 총리의 거취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는 스타머 총리가 국내외적으로 리더십을 완전히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록되고 있다.현재 스타머 총리는 부인과 함께 외곽 별장에 머물며 최종 결단을 내리기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당내 경선이 시작될 경우 스타머 총리가 버넘 시장을 꺾을 가능성은 전무하다는 것이 당 안팎의 냉정한 평가다. 결국 스타머 총리는 당의 극심한 혼란을 방지하고 자신의 정치적 명예를 최소한이라도 지키기 위해 오늘 중으로 사퇴 일정을 발표하며 권력 이양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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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스타머 사퇴, 브렉시트 10년의 저주?
영국 노동당을 14년 만의 정권 교체로 이끌었던 키어 스타머 총리가 결국 당내 반발의 벽을 넘지 못하고 권좌에서 물러난다. 스타머 총리는 22일 런던 관저 앞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총리직과 당 대표직 사임을 공식화했다. 그는 자신이 다음 총선을 이끌 적임자인지에 대한 당내 의구심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9월 의회 복귀 전까지 새로운 지도자가 선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설 도중 가족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힌 그는 국가의 수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남편과 아버지라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전하며 부인 빅토리아와 함께 관저로 발길을 옮겼다.이번 사임은 2024년 총선 당시의 압도적인 지지를 생각하면 충격적인 결과다. 스타머는 집권 초기 강력한 개혁 의지를 보였으나, 이후 이어진 경기 침체와 복지 정책을 둘러싼 당내 갈등, 그리고 해결되지 않는 이민자 문제로 인해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실제로 그의 지지율은 취임 초기 36%에서 최근 18%까지 곤두박질치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노동당 내부에서조차 장관급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퇴진을 요구하는 등 '리더십 부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스타머는 결국 지난 주말 측근들과의 논의 끝에 사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영국 정치권은 이번 사태를 브렉시트 이후 누적된 구조적 모순이 폭발한 결과로 보고 있다. 2016년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영국은 데이비드 캐머런부터 리시 수낵을 거쳐 스타머에 이르기까지 무려 6명의 총리가 거쳐 갔으나, 경제적 불만은 해소되지 않았다. 고물가와 에너지 위기는 서민 경제를 압박했고, 브렉시트의 핵심 명분이었던 이민 통제마저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3년 순이민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약속했던 변화가 나타나지 않자 대중의 분노는 집권당인 노동당과 스타머 총리를 향했다.스타머의 빈자리를 채울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앤디 버넘 전 맨체스터 시장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주 보궐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하원에 복귀한 그는 '북부의 왕'이라는 별칭답게 탄탄한 지역 기반과 행정 능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버넘은 시장 재임 시절 대중교통 개혁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으며, 중앙 정부의 권한 분산을 주장해온 점이 현재의 정치 개혁 요구와 맞물려 큰 지지를 얻고 있다. 그의 하원 복귀가 스타머 사퇴의 결정적 트리거가 되었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당내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하지만 누가 차기 총리가 되더라도 영국의 앞날은 첩첩산중이다. 고질적인 저성장 기조와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 부채, 붕괴 위기에 처한 공공 서비스 시스템 등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이다. 또한 브렉시트 이후 소원해진 유럽연합과의 관계 재정립과 국방비 증액 부담 등 대외적인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분석처럼, 영국의 위기는 특정 지도자의 무능보다는 수십 년간 쌓여온 정치·경제적 불만이 브렉시트라는 촉매제를 만나 폭발하고 있는 과정에 가깝기 때문이다.영국은 이제 브렉시트 10주년을 앞두고 7번째 총리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노동당은 오는 7월 9일부터 차기 당 대표 선출 절차에 돌입하며, 9월 초에는 새로운 내각이 출범할 예정이다. 잦은 총리 교체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성이 국가 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유권자들은 더 이상 인물 교체만이 아닌 근본적인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다우닝가 10번지의 주인은 바뀌겠지만, 영국이 직면한 거대한 시대적 과제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새로운 지도자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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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삼킨 맘다니, 민주당 주류 궤멸
미국 뉴욕주 연방 하원의원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이끄는 급진 좌파 세력이 온건파 주류 후보들을 상대로 전승을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현지 시간 23일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맘다니 시장이 전폭적으로 지원한 민주사회주의(D.S.A.) 성향의 후보 3명은 현역 거물 의원과 노조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을 압도적인 차이로 꺾었다. 이는 민주당 내 비주류에 머물던 급진 좌파 세력이 뉴욕이라는 핵심 거점을 기반으로 당의 중심부로 파고들 수 있는 강력한 발판을 마련했음을 의미한다.이번 경선 결과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브루클린과 맨해튼 남부 지역에서 거둔 승리다. 브래드 랜더 전 뉴욕시 감사원장은 친이스라엘 성향의 현역 대니얼 골드먼 의원을 30%포인트 이상의 큰 격차로 따돌리며 당선권에 진입했다. 또한 민주당 주류와 주요 노조의 지지를 등에 업고 기대를 모았던 안토니오 레이노소 후보 역시 맘다니의 지원을 받은 클레어 발데스 의원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는 기존 정치 문법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급진 좌파 세력의 조직적 결집력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가장 충격적인 이변은 맨해튼 북부와 브롱크스를 아우르는 제13선거구에서 발생했다. 정치적 무명에 가까웠던 32세의 활동가 다리아리자 아빌라-슈발리에가 연방 하원 히스패닉 코커스 의장을 지낸 거물급 현역 아드리아노 에스파이아트 의원을 꺾는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3.5%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였지만, 민주당 내 히스패닉 세력을 대표하던 거물을 청년 신예가 무너뜨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들은 이를 민주당 전역에 충격파를 던진 사건으로 규정했다.이번 선거의 승리는 민주당 내 권력 교체의 서막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낙선한 후보 중 두 명은 민주당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던 인물들이라는 점이 뼈아프다. 당내 최대 거물 정치인이 밀어준 후보들이 좌파 신진 세력에게 패배하면서 지도부의 영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시애틀과 워싱턴 DC 등 미 전역 주요 도시에서 민주사회주의자들이 시장으로 선출되거나 경선에서 승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이번 뉴욕의 결과는 전국적인 좌향좌 흐름의 결정타가 될 전망이다.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무게감을 확실히 입증하며 '킹메이커'로 우뚝 섰다. 단순히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수준을 넘어 모금부터 전략 수립, 광고 출연까지 선거 전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는 완벽한 성공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벌인 도박에서 승리한 맘다니는 이제 뉴욕을 넘어 미 민주당 전체의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는 인물로 급부상했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보여준 집요한 선거 전략이 향후 진보 진영의 표준 모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미 정계는 이제 이번 열풍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까지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2024년 대선 패배 이후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영향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민주사회주의 세력의 약진은 민주당의 차기 대권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변수다. 뉴욕 민주사회주의 진영은 이미 2028년 대선 승리를 향한 장기적인 구상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 주류 세력의 견제 속에서도 세력을 확장 중인 이들이 미국 정치의 중심부에서 어떤 변화를 끌어낼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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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천황 안 된다" 일 정부, 민심 73% 외면?

일본 다카이치 정부가 황족 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황실기본법 개정안 초안을 전격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급격히 감소하는 황족 수를 보존하여 황실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대중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여성 천황 인정 여부는 결국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정부는 여성 황족이 결혼 후에도 신분을 유지하고, 과거 황적에서 이탈했던 가문의 남성을 양자로 들여 황실의 외연을 넓히는 우회적인 방식을 선택했다.개정안의 첫 번째 축은 여성 황족의 잔류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여성 황족이 민간인과 결혼할 경우 즉시 황족 신분을 상실하지만, 앞으로는 결혼 후에도 황실에 남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다만 현재 생존해 있는 여성 황족들에게는 본인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경과 조치를 두어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고자 했다. 그러나 잔류하는 여성 황족의 배우자와 자녀에게 어떤 신분을 부여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을 두지 않아 향후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두 번째 핵심 방안은 1947년 황적을 떠난 옛 궁가 출신의 남계 남자를 양자로 입양하는 제도다. 15세 이상의 미혼 남성을 대상으로 하며, 이들은 입양을 통해 황족 신분을 얻게 된다. 이는 현재 유일한 젊은 후계자인 히사히토 친왕 1인에게 집중된 승계 부담을 덜고, 남계 혈통을 유지하려는 보수 정치권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다만 양자 본인에게는 황위 계승권을 부여하지 않기로 하여, 실제 승계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이러한 정부의 방침은 여성 천황을 지지하는 압도적인 국민 여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약 73%가 여성 천황 도입에 찬성하고 있으며, 특히 대중적 호감도가 높은 아이코 내친왕이 천황이 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국민의 총의를 담기보다는 보수 집권당인 자민당과 유신회의 정치적 타협물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일반인으로 살아온 남성을 강제적으로 황족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인권 문제와 당사자의 거부감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나루히토 천황 또한 이례적인 발언을 통해 이번 논의에 대한 속내를 비쳤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황실의 존재 기반이 국민의 행복과 고락을 함께하는 데 있음을 강조하며, 황족 확보 방안이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는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지만, 아이코 내친왕을 지지하는 민심을 고려해 달라는 무언의 메시지로 해석되며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여성 천황에 부정적인 이유는 '여계 천황'으로의 전이를 막기 위함이다. 여성 천황이 즉위한 뒤 낳은 자녀가 황위를 잇게 되면 부계 혈통이 끊긴다는 논리다. 여기에 일부 우파 세력은 여성 천황 지지 여론이 외부 세력에 의해 조작되어 일본의 정체성을 흔들려 한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결집하고 있다. 전통 수호와 시대적 변화 요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일본 황실의 미래를 결정지을 법안은 이제 국회의 심판대 위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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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 만에 콩고 코발트 광산 복귀

미국이 전 세계 코발트 생산의 심장부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대규모 광산 개발 지원에 나서며 중국의 핵심광물 독점 체제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미국 광산업체 버투스 미네랄스의 콩고 현지 광산 투자를 공식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전기차 배터리와 군용기 제작에 필수적인 코발트 및 구리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그동안 콩고 내 광물 자원의 약 80%를 장악해온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고, 서방 중심의 안정적인 자원 유통 경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이번 사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말 선포한 ‘워싱턴 협정’ 이후 미국 기업이 콩고 광물 사업 운영에 직접 참여하게 된 첫 번째 실질적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버투스 미네랄스는 콩고 현지 생산업체인 케마프에 투자하며 10여 년 만에 아프리카 광산 무대에 복귀한 미국계 운영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콩고 남부의 에투알 광산과 무토시 광산을 거점으로 연간 수만 톤 규모의 구리와 코발트를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했다.미국이 확보하려는 코발트는 단순한 산업 소재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이다. 스마트폰부터 최첨단 스텔스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이는 코발트의 전 세계 공급량 중 80%가 콩고에서 나오는데, 이 중 상당수가 중국의 통제 아래 놓여 있었다. 미국은 이번 투자를 통해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한편, 자국 방위 산업과 첨단 기술 분야에 필요한 핵심 광물의 원활한 수급 체계를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자원 확보와 함께 주목받는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규모 물류 인프라인 ‘로비토 회랑’ 프로젝트다. 미국은 약 50억 달러를 투입해 콩고의 광산 지대와 앙골라의 항구를 잇는 철도망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이 노선이 완공되면 콩고에서 생산된 광물들은 중국의 영향권인 동부 경로 대신 서부 항구를 통해 곧바로 미국과 유럽 시장으로 수출될 수 있다. 이는 원산지부터 운송 과정까지 서방 국가들이 직접 추적하고 관리할 수 있는 투명한 공급망이 완성됨을 의미한다.정치적 측면에서 워싱턴 협정은 콩고 동부 지역의 고질적인 분쟁을 종식하고 자원 개발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다목적 포석을 담고 있다. 르완다가 지원하는 M23 반군과의 충돌이 여전한 상황에서, 미국의 개입은 지역 안보를 강화하고 서방 자본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을 두고 아프리카와 세계 경제에 있어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움직임이 지난 20년간 아프리카 자원 시장을 선점해온 중국에 대한 본격적인 반격의 시작이라고 진단한다. 중국이 구축해놓은 촘촘한 공급망망에 균열을 내기 위해 미국이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과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콩고 광산을 둘러싼 양국의 경쟁은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은 물론, 첨단 무기 체계의 생산 능력까지 결정지을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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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7.5 연쇄 강진... 한국대사관저 '엉망'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발생한 연쇄 강진의 위력이 과거 미증유의 재난이었던 동일본 대지진을 경험한 이들조차 압도할 만큼 강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시간 24일 오후, 독립 기념 공휴일을 맞이해 평온하던 도시는 불과 39초 간격으로 발생한 규모 7.2와 7.5의 강력한 진동에 휩싸였다. 이번 지진은 진앙이 카라카스에서 불과 160km 남짓한 거리에서 발생한 탓에, 도심 전체가 좌우로 격렬하게 요동치며 시민들을 극심한 공포로 몰아넣었다.주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의 이한상 대사대리는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과거 동일본 대지진 당시 도쿄에서 근무했던 그는 이번 카라카스 지진의 체감 진동이 그때보다 훨씬 강력했다고 회고했다. 규모 면에서는 동일본 대지진이 압도적이었으나, 진앙과의 물리적 거리가 절반 수준으로 가까웠던 점이 체감 공포를 키운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내진 설계가 철저한 일본의 건물들과 달리 베네수엘라의 구조물들이 진동에 취약했던 점도 심리적·물리적 타격을 키운 요인이었다.실제 한국대사관저와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은 이번 지진으로 인해 상당한 물리적 피해를 입었다. 관저의 벽돌 담장이 무너져 내리고 대문의 수직 기둥에 거대한 균열이 생기는 등 처참한 모습이 목격되었다. 북부 알타미라 지역 인근에 위치한 대사관 사무실 역시 복도 천장이 내려앉고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는 등 아수라장이 되었다. 다행히 공휴일 저녁 시간대에 지진이 발생해 인명 피해는 면했지만, 평일 근무 시간이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현재 카라카스 현지는 지진의 여파로 통신 인프라가 파괴되어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고 외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사관 측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교민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행히 한인 교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바루타 지역은 지반이 상대적으로 견고한 덕분에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사관저와 사무실의 파손 정도에 비하면 교민 사회의 피해가 미미하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인 대목이다.현지 교민들은 예상치 못한 대규모 자연재해 앞에서도 비교적 차분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과 과거 여러 차례 겪었던 국가적 위기 상황들이 역설적으로 교민들에게 강한 내성을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큰 진동에 놀란 기색은 역력하지만, 각자 거주지의 안전을 점검하고 서로의 안부를 챙기며 담담하게 복구 작업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대사관 역시 교민 사회와 긴밀히 소통하며 추가적인 여진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베네수엘라 당국은 지진 피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구조 및 복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여진과 노후화된 사회 기반 시설 탓에 완전한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는 재외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지진은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벗어난 지역이라 할지라도 대규모 지진의 위험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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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트럼프식 대리전 구상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소탕하기 위해 시리아군을 투입하겠다는 파격적인 구상을 내놓았으나, 당사국인 시리아가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며 외교적 난관에 봉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장기화된 군사 작전이 민간인 피해를 키우고 중동 안정을 해친다며 시리아를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현지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간과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전쟁 조기 종식을 공약했던 그의 외교 전략이 시작부터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최근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 방식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시리아군이 헤즈볼라 처리에 더 적합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이스라엘이 특정 목표물을 제거하기 위해 건물 전체를 파괴하는 방식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하며, 지리적·전략적으로 인접한 시리아가 작전을 맡는 것이 더 정밀한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미국의 직접 개입을 피하면서 지역 세력을 이용해 분쟁을 해결하려는 트럼프식 외교관이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그러나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며 즉각 선을 그었다. 그는 공식 연설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시리아가 레바논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계획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오랜 내전의 상흔을 씻고 국가 재건에 매진해야 하는 시리아 입장에서는 또 다른 지역 분쟁에 휘말리는 것이 치명적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리아 정부는 군사적 수단 대신 정치적·경제적 해법을 통한 안정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레바논과 이스라엘 양측 모두에게 과거의 악몽과 새로운 안보 위협을 떠올리게 했다. 레바논은 과거 30년 가까이 이어졌던 시리아군의 주둔과 정치적 간섭의 역사를 기억하며, 헤즈볼라 소탕을 명분으로 한 시리아의 재진입을 주권 침해로 간주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과거 반군 세력으로 재편된 현재의 시리아 정부군을 신뢰하지 않으며, 이들이 레바논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자국 안보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내전으로 인해 전력이 약화된 시리아군이 중동 내 가장 강력한 무장 조직 중 하나인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벌여 승리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종파 간 갈등이 얽힌 중동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물리적인 군사력 배치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은 오히려 지역 내 종파 분쟁을 격화시킬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결국 이스라엘의 전쟁을 조기에 끝내고 미국의 부담을 덜어보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카드'는 관련국들의 거센 반발 속에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당사국인 시리아의 단호한 거부 의사는 미국의 일방적인 중동 정책이 현지에서 얼마나 큰 괴리를 낳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되었다. 중동의 복잡한 역사적 맥락을 외면한 채 던져진 트럼프의 승부수는 해결책이 아닌 새로운 외교적 갈등의 불씨가 되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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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교수 30%가 기업인, 중국 신형 대학의 반란
중국이 학문의 상징인 박사학위 수여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들며 기술 자립을 향한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장쑤성 난징의 둥난대학교에서는 수백 페이지 분량의 학술 논문 대신 자신이 직접 설계하고 시공에 적용한 교량 구조물 성과를 발표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례가 등장했다. 이는 이론적 연구 결과물인 논문이 없어도 산업 현장에서 입증된 실질적인 기술력만으로 최고 학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이른바 '실천성과 박사'로 불리는 이 제도는 중국이 2024년 관련 법안을 마련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 새로운 학위 모델이다. 반도체와 양자컴퓨팅, 인공지능 등 국가 전략 산업과 직결된 18개 중점 분야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신기술 개발이나 장비 설계 등 구체적인 산업적 성과를 학문적 성과와 동일하게 간주한다. 학계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이 서구 중심의 논문 위주 평가 지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기술 인재 양성 표준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하얼빈공업대학교에서도 최근 진공 레이저 용접 장비를 직접 제작한 연구자가 대학 역사상 최초로 논문 없이 박사학위를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심사 과정에는 교수들뿐만 아니라 실제 산업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해당 기술이 현장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를 엄격히 검증했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 교육의 목적을 지식의 축적에서 산업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가치 창출로 전환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대학의 물리적 형태 역시 국가 전략에 맞춰 재편되는 양상이다. 선전의 남방과학기술대학교를 필두로 새롭게 등장한 '신형 연구형 대학'들은 기존 종합대학의 백화점식 학과 구성을 과감히 탈피했다. 이들 대학은 반도체, 신소재, 스마트 제조 등 미중 기술 전쟁의 승부처가 될 분야에만 역량을 집중한다. 특히 교수진의 상당수를 화웨이나 DJI 같은 글로벌 기술 기업 출신으로 채워 강의실과 산업 현장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중국 교육 당국은 이러한 교육 혁신을 통해 이른바 '병목 기술'로 불리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원천 기술을 돌파할 고급 엔지니어들을 대거 양성하고 있다. 이미 수만 명의 인재가 기업과 대학의 공동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되었으며, 이들에게는 파격적인 연구 예산과 실무 중심의 교육 환경이 제공된다. 이는 단순히 학위 수여 방식을 바꾸는 것을 넘어, 국가 전체의 연구개발 역량을 실용 기술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거대한 실험의 일환이다.글로벌 교육계는 중국의 이러한 시도가 고등교육의 국제적 기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전통적인 대학들이 논문 인용 수와 학술지 등급에 매몰되어 있는 사이, 중국은 실제로 작동하는 기술을 학문의 정점으로 끌어올리며 지식 생산 방식을 재구성하고 있다. 교육과 연구, 산업이 하나로 결합된 이 모델은 사회 혁신과 산업 고도화를 가속하는 강력한 동력이 되어 서구권 대학들과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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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항의에도…일본, 제트 추진 요격 드론 개발

일본의 산업용 드론 전문 기업 테라 드론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개발사인 위니랩과 어메이징 드론을 전격 인수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의 규모를 키우는 차원을 넘어,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을 공중에서 격추하는 실전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테라 드론은 이미 우크라이나 현지에 요격 드론인 '테라 A1'과 '테라 A2'를 공급하며 실전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 정부가 일본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할 만큼 민감한 사안으로 비화되었다.테라 드론의 이러한 행보는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2027년 요격 드론 실전 배치 계획과 궤를 같이한다. 일본 방위장비청은 드론 방어 네트워크인 '실드' 프로젝트를 통해 자국 내 주요 군사 시설을 보호하려 하며, 참여 조건으로 '해외 실전 경험'이라는 엄격한 잣대를 내걸었다. 현재 일본 내에서 이 조건을 충족하는 업체는 테라 드론이 유일하며, 회사는 최고 시속 440km에 달하는 제트 추진 요격 드론 개발을 통해 다층 방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일본이 이토록 요격 드론 확보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중국과 북한의 급성장한 드론 전력이 자리 잡고 있다.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을 장악한 중국은 대만 침공 시 미군과 자위대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수백만 대의 자폭 드론을 동원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러시아로부터 드론 기술을 전수받은 북한까지 가세하면서, 일본은 난세이 제도의 미사일 기지와 레이더 시설을 지키기 위한 비대칭 전력 확보가 시급해졌다. 드론은 이제 현대전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방위 산업의 전통 강자인 미쓰비시중공업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군사용 드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요격 및 공격용 드론 시제기를 방위성에 전달하며 대형 무기 체계 위주였던 사업 구조를 드론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하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 또한 연내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통해 AI와 드론을 활용한 무인 전력 강화를 명문화할 방침이다. 이는 자위대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장거리 반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법적·제도적 토대가 될 전망이다.일본의 적극적인 행보는 글로벌 방산 기업들을 아시아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앤두릴과 포르투갈의 테케베르 등 유수의 드론 스타트업들은 일본 내에 생산 기지를 구축하거나 현지 부품을 활용한 시제품 제작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기업들 또한 일본의 정밀 제조 능력을 빌려 드론을 공동 생산하고, 이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인 필리핀 등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이 아시아 드론 방산의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한편, 일본은 드론 기술 협력을 발판 삼아 약 90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시장 선점에도 나선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에너지 현대화와 교통 인프라 복구를 위해 일본의 대기업들과 공동 산업부흥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단순한 인도적 지원을 넘어 일본의 경제 안보 전략과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전쟁터에서 검증된 드론 기술과 전후 복구 사업의 결합은 향후 수십 년간 일본 방위 산업과 경제 지형을 바꾸는 결정적인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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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8일의 기적, 9m 잔해 속 생환

베네수엘라를 덮친 연쇄 강진의 비극 속에서 인류의 의지가 만들어낸 기적이 일어났다. 지진 발생 8일 만인 지난 2일, 라과이라주 카티아라마르의 무너진 쇼핑센터 잔해 아래 갇혀 있던 43세 야간 경비원 에르난 알베르토 힐 플로레스가 무사히 구조됐다. 그는 약 9m 깊이의 콘크리트 더미 아래 고립되어 있었으나, 다국적 합동 구조대의 끈질긴 수색과 70시간에 걸친 사투 끝에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재난 구호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72시간 골든타임'을 무려 5일이나 넘긴 시점에서 이뤄진 생환이라 그 감동은 더욱 컸다.구조 작전은 지난달 28일 음향 탐지기와 레이더에 미세한 신호가 잡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생존을 확인한 구조대는 칠레를 중심으로 미국, 멕시코 등 8개국이 참여한 대규모 합동팀을 꾸려 정밀한 굴착 작업에 돌입했다. 현장은 폭우와 잦은 여진으로 인해 굴착 통로가 수차례 무너져 내리는 등 극도로 위험한 상태였다. 구조대는 인접 건물의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금속 구조물을 하나하나 정교하게 절단하며 진입로를 확보해 나갔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구조대원들은 오직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현장을 지켰다.고립된 기간 동안 힐 플로레스는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텼다. 지진 당시 그가 머물던 경비 초소가 무너지지 않고 버텨준 덕분에 치명적인 압박을 피할 수 있었고, 내부에는 생존에 필수적인 공기층이 형성됐다. 구조대는 통로를 뚫는 동안 콘크리트 틈새로 호스를 밀어 넣어 물과 전해질 음료, 의료용 수액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며 그의 탈수를 막았다. 특히 칠레 출신의 베테랑 구조대원은 좁은 틈 사이로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며 고립된 그가 심리적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해 주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자처했다.구조 직전 촬영된 영상에는 힐 플로레스가 좁은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며 공포를 이겨내는 모습이 담겨 전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혹시라도 구조에 실패해 가족들이 더 큰 상처를 입을까 봐, 발견 초기에는 아내에게 자신의 생존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가족을 먼저 생각했다. 하지만 구조대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70시간의 사투 끝에 그를 지상으로 끌어올렸다. 산소마스크를 쓴 채 들것에 실려 나오는 그를 향해 현장에 모인 각국 구조대원들은 국적을 초월한 환호와 자축의 박수를 보냈다.유엔 재난평가조정팀 관계자는 이번 구조를 두고 "오직 기적이라는 단어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경의를 표했다. 8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한 채 어둠 속에 갇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힐 플로레스는 현재 의료기관에서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잘못됐을지도 모른다는 절망 속에서 보낸 시간들이 생존 소식 하나로 씻겨 내려갔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남편을 구해준 전 세계 구조대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이번 생환 소식은 재난의 현장에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10살과 8살 된 두 자녀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 힐 플로레스는 이제 베네수엘라를 넘어 전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인물이 됐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삶의 끈을 놓지 않은 한 남자의 의지와, 그 끈을 함께 맞잡아준 다국적 구조대의 헌신은 비극적인 지진의 상처를 치유하는 따뜻한 위로가 되고 있다. 힐 플로레스는 현재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 건강을 되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