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몸과 마음이 출렁일 때…운동이 최고 처방
폐경기를 겪는 여성들이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우울감과 불안, 스트레스 등 심리적 증상을 완화하고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걷기와 댄스 등 유산소 운동은 우울증 감소에, 요가와 태극권 등 심신 활동은 감정 조절과 삶의 질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유산소 운동과 요가를 비롯한 심신 수련 활동이 폐경기 여성의 기분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는 ‘폐경의 비생리적 증상에 대한 신체활동 중재의 효과: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의 폐경 전문 의학 학술지인 《메노포즈(Menopaus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1000명 이상의 여성이 참여한 기존 임상시험 12건의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했다. 걷기와 줌바, 에어로빅, 댄스, 태권도 등 심박수를 높이는 유산소 운동과 요가, 태극권, 필라테스, 스트레칭 등 신체 움직임과 심신의 안정을 함께 추구하는 활동이다.
분석 결과 유산소 운동은 우울 증상을 줄이고 전반적인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가장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 운동 과정에서 분비되는 엔도르핀 등 신경전달물질이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심신 활동 역시 감정 조절을 돕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없거나 이를 원하지 않는 여성에게 운동이 폐경기 증상을 관리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운동이 모든 폐경기 증상을 동일하게 완화하는 것은 아니므로 증상과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한 관리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경기 여성에게 운동이 필요한 이유는 심리적 건강 개선에만 그치지 않는다. 폐경 전후에는 호르몬 변화와 노화가 맞물리면서 체중이 증가하거나 복부에 지방이 쌓이기 쉬워진다. 특히 허리둘레가 늘어나면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의 위험을 관리하는 데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체중 변화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동물 연구에서는 에스트로겐이 체중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폐경기에는 호르몬 변화와 함께 식욕, 신체 활동량, 에너지 소비 등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하고 일상적인 활동량이 줄어드는 현상도 체중 증가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이전과 같은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사 습관을 점검하고 신체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체중 관리뿐 아니라 뼈와 근육을 유지하고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골다공증과 근감소증 예방, 혈당 조절, 배변 활동 개선, 수면과 기분 관리 등 다양한 건강상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
폐경기 여성에게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적절히 병행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근력 운동은 근육량과 근력을 유지하고 뼈에 적절한 자극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신의 체중을 활용한 스쿼트와 벽 짚고 팔굽혀펴기부터 덤벨, 운동 밴드를 이용한 운동까지 체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운동은 주 2회 이상 꾸준히 실시하되,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올바른 자세와 적절한 강도를 유지해야 한다.
걷기와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수영, 에어로빅, 댄스 등 유산소 운동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일주일에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150분 이상 하고 근력 운동을 주 2회 이상 하는 것이 권장된다. 운동을 처음 시작한다면 짧은 시간부터 시작해 점차 시간과 강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본격적인 운동에 앞서 준비운동을 하고, 운동 후에는 몸 상태를 확인해 부상 위험을 줄여야 한다.

일상에서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도 실천 가능한 방법이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집안일과 같은 활동을 활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한 번에 많은 운동을 하기보다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춰 꾸준히 움직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폐경기에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운동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 다만 골다공증이나 관절 질환, 심혈관 질환 등 기존 건강 상태에 따라 적합한 운동과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 평소 운동량이 적거나 건강상 우려가 있다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면홍조와 야간 발한 등 혈관운동 증상은 운동만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일관되게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증상이 심해 수면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운동과 생활 습관 관리에만 의존하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해 적절한 치료 방법을 찾아야 한다.
폐경기는 여성의 신체와 정서에 여러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다. 이때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유연성 및 균형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면 신체 기능을 유지하고 심리적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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