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세·66세라면 올해부터 ‘이 검사’ 꼭 확인하세요
폐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폐기능검사가 올해부터 일부 연령의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됐지만, 정작 대상자 상당수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사를 받을 의향은 매우 높게 나타난 만큼, 제도 도입보다 중요한 과제는 대상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2026 폐의 날’을 맞아 전국 만 18~6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폐질환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14일부터 18일까지 온라인 패널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해부터 국가건강검진에는 만 56세와 만 66세를 대상으로 폐기능검사가 도입됐다. 폐기능검사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능력을 측정해 기도 폐쇄나 폐활량 감소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폐섬유화 등 호흡기 질환을 조기에 의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사에서 폐기능검사라는 이름 자체를 들어본 사람은 많았다. 응답자의 92%가 폐기능검사를 알고 있거나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이 검사가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비율은 11.6%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 가까이가 제도 변화를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
실제 검진 대상자인 만 56세와 66세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당 연령층의 77.1%가 폐기능검사 도입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국가검진 항목에 포함됐더라도 안내가 충분하지 않으면 실제 수검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도입 사실을 몰랐던 이유로는 안내 부족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응답자의 52.9%는 국가건강검진 안내문이나 홍보물에서 관련 내용을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제도 변경에 관심이 없었다는 응답이 23.8%, 추가검사에 관심이 없었다는 응답이 21.3%였다.
반면 검사를 받겠다는 의향은 높았다. 향후 폐기능검사를 반드시 받겠다는 응답은 30.0%, 국가검진에 포함되면 받겠다는 응답은 60.2%였다. 두 응답을 합치면 90.2%가 수검 의향을 보였다. 국민이 검사를 거부한다기보다, 검사 대상과 필요성을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로 해석된다.
효과적인 홍보 방법으로는 직접 안내가 가장 많이 선택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 안내문이나 카카오톡 알림톡 등 개인에게 직접 전달되는 방식이 35.7%로 1위를 차지했다. TV·라디오 공익광고와 뉴스 보도는 25.3%,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콘텐츠는 18.6%였다. 병·의원 내 포스터나 의사의 권유는 14.2%, 보건소와 지역사회 홍보는 6.2%로 나타났다.
폐질환에 대한 인지도 역시 낮은 편이었다. 대표적인 만성 호흡기 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 즉 COPD에 대해 알고 있거나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올해 46%였다. 지난해 65.2%보다 19.2%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매우 잘 안다’는 응답은 3.2%, ‘조금 안다’는 응답은 12.8%에 그쳤다.

COPD는 주로 흡연, 유해 가스,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기관지와 폐가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공기가 드나드는 길이 좁아지고 폐포가 망가지면서 숨이 차고 기침, 가래가 지속될 수 있다. 문제는 폐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기 때문에 초기에는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는 점이다. 한 번 손상된 폐 기능은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워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
간질성폐질환, 즉 ILD에 대한 인지도는 더 낮았다. 응답자의 63%가 ILD를 잘 모르거나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ILD는 폐포 주변 조직에 염증과 섬유화가 생겨 폐가 점차 딱딱해지는 질환군이다. 병이 진행되면 숨이 차고 산소 교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다만 ILD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비교적 높은 인식을 보였다. 응답자의 70.4%는 이 질환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ILD 환자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과제로는 신약과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가 41.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질환 인지도 향상과 정확한 정보 제공, 동네 의원과 대형병원 간 조기 의뢰 체계 강화, 심리·사회적 돌봄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뒤따랐다.
전문가들은 폐질환이 진행된 뒤 발견되면 치료와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흡연력이 있거나 오래 기침과 가래가 지속되는 경우,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는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단순 노화로 여기지 말고 폐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유광하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은 “폐질환과 새로 도입된 국가검진 제도에 대한 정보가 국민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검진 안내문, 의료현장, 대중매체, 온라인 채널을 통해 대상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홍보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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