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의 악몽, 고질병이 된 '나쁜 손' 버릇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간판 황대헌(27, 강원도청)이 또다시 실격의 덫에 걸려 올림픽 무대에서 고개를 숙였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승에서 레이스 도중 반칙으로 실격당하며 메달 도전을 허무하게 마감했다. 그의 공격적인 스케이팅이 또 한 번 독이 된 순간이었다.황대헌은 13일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1000m 준준결승 1조 경기에 나섰다. 중위권에서 기회를 엿보던 그는 레이스 종료 네 바퀴를 남기고 인코스를 파고들며 속도를 높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네덜란드의 퇸 부르와 충돌했고, 심판진은 황대헌의 레인 변경 반칙을 선언했다.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그의 기록 옆에는 페널티를 의미하는 'DQ'가 찍혔다.

이번 실격은 우발적인 사고가 아닌, 반복되는 패턴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하다. 황대헌은 2024년 세계선수권에서 박지원과 두 차례나 충돌하며 '팀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1500m와 1000m 결승에서 무리한 추월을 시도하다 페널티를 받아 박지원의 금메달을 가로막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과거의 그림자는 더욱 짙다. 2019년 진천선수촌에서 벌어진 린샤오쥔(당시 임효준)과의 사건은 한국 쇼트트랙의 근간을 흔들었다. 법정 다툼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 사건으로 설 자리를 잃은 린샤오쥔은 결국 중국으로 귀화했다. 한때 동료였던 두 선수는 이제 국제 무대에서 적으로 만나게 된, 비극의 서막이었다.

2018 평창 은메달, 2022 베이징 금메달리스트. 황대헌의 재능과 승부사 기질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의 스케이트 날은 상대를 위협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베는 양날의 검이 됐다. 과도한 경쟁심과 반복되는 반칙은 '에이스'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마저 퇴색시키고 있다.
한편, 황대헌이 탈락의 쓴맛을 본 바로 그날, 대표팀 막내 임종언은 같은 종목 결승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에이스의 부진 속에서 빛난 신예의 투혼은 한국 빙상에 첫 메달을 안기며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는 하루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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