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에 막힌 트럼프 관세, ‘강제노동’ 이름표 달고 부활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글로벌 관세의 효력이 끝나기 직전, 무역법 301조를 앞세운 새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명분은 강제노동 상품의 미국 유입 차단이지만, 법원 판단으로 흔들린 관세 정책을 다른 법적 틀로 이어가려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3일 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60개국에 대해 10∼12.5% 수준의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 무역대표부, USTR은 이날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제대로 막지 못한 국가들이 미국 무역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 부과를 확정했다. 새 관세는 24일 0시 1분부터 적용된다.
한국과 일본에는 총 관세율이 최소 12.5%가 되도록 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품목별 최혜국대우, MFN 세율이 12.5%보다 낮을 경우 부족분만큼 강제노동 관세를 더하고, 기존 MFN 세율이 12.5% 이상이면 별도의 추가 관세는 붙지 않는다.
EU와 대만은 기준선이 10%로 설정됐다. 영국과 인도, 멕시코,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17개국에도 10% 관세가 적용된다. 그 밖의 대상국에는 12.5% 관세가 부과된다.
USTR은 이번 조치의 대상이 된 60개국이 사실상 미국의 핵심 교역 상대국 대부분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국가에서 들어오는 상품은 미국 전체 수입의 99%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오랜 기간 국제사회가 강제노동 근절을 요구해 왔지만 세계 공급망에서는 여전히 문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거의 한 세기 동안 강제노동 상품 수입을 금지해 왔으며, 이제 다른 교역국들도 같은 수준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관세 정책이 사법부 판단으로 제동이 걸린 뒤 나온 후속 조치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 IEEPA를 근거로 한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해당 조치는 최장 150일까지만 가능해 24일 0시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번 강제노동 관세는 글로벌 관세 종료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발표돼 사실상 이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한국의 부담은 향후 추가 관세와의 합산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통해 25% 수준의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강제노동 관세에 이어 구조적 과잉생산 관련 관세까지 더해질 경우, 실제 적용 관세가 기존 합의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리어 대표는 최근 각국과 체결한 무역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미국이 관세 압박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수출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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