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이후 처음" 우크라전 사상자 200만 명 육박
2022년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어느덧 만 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멈추지 않고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전쟁 중 하나로 기록될 이번 사태로 인한 양국 군의 사상자가 무려 200만 명에 육박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7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와 AF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적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과 영국 정부의 추정치 등을 정밀 분석하여 이와 같은 처참한 집계 결과를 내놓았다.CSIS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러시아군의 사상자는 사망자와 부상자, 실종자를 모두 합쳐 총 1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목숨을 잃은 전사자만 해도 약 32만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어 러시아 사회 전반에 걸친 인명 피해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임을 보여주었다. 특히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러시아군 사상자가 약 41만 5000명에 달했는데, 이는 매달 평균 3만 5000명의 젊은 병사들이 전장에서 쓰러졌음을 의미한다.
이에 맞서는 우크라이나군의 피해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측 사상자는 총 60만 명 규모로 파악되었으며, 이 중 전사자는 10만 명에서 14만 명 사이로 추정된다. CSIS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총사상자가 최대 180만 명에 도달했으며,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봄 안으로 200만 명이라는 비극적인 이정표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그 어떤 강대국도 단일 전쟁에서 이처럼 단기간에 많은 사상자를 낸 전례가 없다고 강조하며 이번 전쟁의 잔혹성을 지적했다.
이러한 막대한 인명 피해는 전장의 흐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는 징병제를 강화하고 수감자들을 대거 전투에 투입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북한으로부터 대규모 파병을 받아 병력 규모 면에서는 우크라이나보다 우위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매달 수만 명씩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CSIS는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는 점을 짚으며,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일부 지역에서 하루에 고작 15미터에서 70미터 정도밖에 전진하지 못하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수치를 살펴보면 러시아의 점령 성과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CSIS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4년 1월 이후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약 1.5%만을 추가로 점령하는 데 그쳤다. 쏟아붓는 병력과 자원에 비해 얻어내는 영토적 이득이 사실상 미미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이는 러시아의 전통적인 군사 강국 이미지가 현대전의 복잡한 양상과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 앞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CSIS의 국방 전문가 세스 존스는 전쟁이 러시아 경제에 가하고 있는 치명적인 압박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전쟁 장기화로 인해 러시아 내부의 제조업은 급격히 위축되었으며,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0.6% 수준으로 둔화하며 사실상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생산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서방의 제재와 전쟁 동원으로 인해 사라지거나 위축되면서 러시아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존스는 우크라이나에서의 부진한 전투 성과와 경제적 생산성 하락이 러시아라는 국가가 주요 강대국으로서 심각한 쇠퇴 국면에 처해 있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여전히 강력한 핵무기와 대규모 재래식 군대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군사적 효율성과 경제적 안정성, 그리고 과학기술의 혁신 측면에서는 더 이상 세계를 선도하는 강대국이라고 부르기 어렵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결국 이번 전쟁은 단순한 영토 분쟁을 넘어 한 강대국의 몰락과 수많은 청년의 희생이라는 비극적인 서사로 치닫고 있다. 전장에 투입된 북한군을 포함하여 매일같이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이 지옥 같은 소모전이 언제쯤 멈출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평화를 향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장의 포성은 멈추지 않고 있으며, 200만 명이라는 숫자가 예고하는 슬픔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두 나라를 넘어 전 지구적 상처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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