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끊길라" 신축 잔금대출 선착순 전쟁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잔금대출을 받으려는 차주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줄이고 일부 채널의 신규 취급을 중단하자, 상대적으로 대출 신청 기회가 남아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며 이른바 ‘대출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에서는 오전 6시 주택담보대출 접수가 시작되면 수분 만에 일일 한도가 소진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접수 시작 전 미리 정보를 입력해두거나, 초 단위 시계를 보며 정각에 신청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식의 경험담과 요령이 공유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이다. KB국민은행은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낮췄고, 하나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신규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도 대출 모집인 채널 제한이나 영업점별 한도 축소 등에 나서며 공급을 조이고 있다.

특히 잔금대출이 필요한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미 분양계약이나 매매계약을 마친 실수요자들은 잔금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출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계약 이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은행들이 잔금대출 한도를 배정했지만,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주요 신축 단지의 경우 잔금대출 상담과 접수가 예약 순서대로 이뤄지면서 예비 입주자들이 금리나 조건을 비교하기보다 우선 한도를 확보하는 데 몰리고 있다. 선착순 경쟁에서 밀리면 상담조차 늦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대출 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실수요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미 분양계약을 체결한 입주 예정자의 잔금대출 등 일부 집단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예외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총량 관리 기조 자체가 완화되는 것은 아니어서 신규 주담대를 둘러싼 대출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에서는 제한된 대출 여력을 잔금대출에 우선 배분할 경우 일반 주담대 공급 여력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수요가 여전히 높은 만큼 한도 소진과 접수 중단이 반복될 수 있다”며 “차주들은 잔금일과 필요 자금을 미리 점검하고 여러 금융사의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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