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이자 무서워서 살겠나'..주담대 석달째 상승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거액의 대출을 받은 영끌족들에게 새해부터 우울한 소식이 전해졌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세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한 달 만에 0.4%포인트 넘게 폭등하며 가계 경제에 비상벨을 울렸다. 이는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지표 금리를 밀어 올린 결과로 분석된다.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4.19%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4.15%보다 0.0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두 달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금리가 일제히 오르며 대출 시장 전반에 고금리 기조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가계대출 금리는 4.35%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23%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3.98%를 기록한 이후 3개월째 멈추지 않고 오르는 중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22%, 변동형은 4.32%를 나타냈다.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는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3.99%로 올라 대출자들의 시름을 깊게 했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일반신용대출 금리의 가파른 상승세다. 한 달 만에 무려 0.41%포인트가 급등해 5.87%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상승 폭은 지난 2022년 11월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수치다. 또한 지난 2024년 12월의 6.15%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을 기록하며 신용대출 이용자들을 당혹게 하고 있다.
한국은행 김민수 금융통계팀장은 주담대의 경우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상승하며 오름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보금자리론 취급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상승 폭은 어느 정도 제한됐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실제로 12월 중 시장 금리는 통화정책 전환 전망이 강화되면서 전반적으로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89%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올랐으며 장기 지표인 은행채 5년물 역시 3.51%로 뛰어올랐다.
시장의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은행의 기조 변화와도 맥을 같이 한다. 지난해 11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외신 인터뷰에서 기준금리 방향 전환을 언급한 이후 시장에서는 오히려 금리 인상 기대감까지 흘러나왔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대로 올라섰고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금리 인하 기조라는 문구가 삭제된 점도 시장 금리를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
기업대출 시장도 금리 상승의 파고를 피하지 못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4.16%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단기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대출 금리까지 모두 높아졌다. 특히 자금 동원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대기업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며 기업 경영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은행의 저축성수신금리 또한 2.90%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이 오르며 저축을 하는 입장에서는 조금 더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게 됐지만 대출 금리 상승 폭이 이를 상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23%포인트로 전월보다 확대되며 은행들의 이자 수익 구조는 더욱 견고해졌다.
흥미로운 점은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비중이 48.9%로 급락했다는 사실이다. 50%대 선이 무너진 것은 1년 만의 일이다. 이는 주담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면서 대출자들이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를 찾아 변동금리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금리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비은행금융기관인 저축은행과 신협, 새마을금고 등의 수신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서민 금융기관들 역시 자금 확보를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대출금리는 저축은행만 소폭 상승했을 뿐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은 하락세를 보여 시중은행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금리 상승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대출자들의 가계부 관리에는 비상이 걸렸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사이의 선택부터 신용대출 관리까지 더욱 꼼꼼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 하락을 낙관하기보다는 본인의 상환 능력을 고려한 보수적인 자금 운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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