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K-뷰티를 반도체와 자동차의 뒤를 잇는 차세대 국가 수출 전략 품목으로 공식 지정하고, 2030년까지 수출액 150억 달러, 수출 중소기업 1만 곳을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7일 충북 음성의 한 화장품 제조업체 공장에서 열린 제6회 국가조정정책회의에서 "K-뷰티의 파급력을 K-컬처 전반으로 확산시켜 수출 전략 품목으로 키워가겠다"고 선언하며,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단순한 산업 육성을 넘어, K-뷰티를 국가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표명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은 구체적이고 다각적이다. 우선 중소·중견 기업의 성장을 돕는 '성장 사다리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대전환을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적극 지원하고, 연구·개발(R&D)부터 관광까지 아우르는 '수출 허브'를 구축해 지방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거대한 K-뷰티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을 기울여 산업의 기초 체력을 단단히 다지겠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신뢰도를 높이는 작업도 병행한다. 김 총리는 "수출이 늘어나도 안전과 품질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사상누각"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 도입을 검토하고 해외에서 기승을 부리는 위조 화장품, 이른바 '짝퉁'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중소 영세업체들이 품질관리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AI를 활용해 인허가 서류를 사전에 검토하거나 기능성 화장품의 출시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과감한 규제 혁신을 통해 기업들이 더 빠르고 자유롭게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회의는 딱딱한 정부청사를 벗어나 실제 생산이 이뤄지는 공장 현장에서 열려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 총리는 회의에 앞서 AI 기반 피부진단 기계를 직접 체험했는데, 실제 나이(61세)보다 5살 어린 56세로 피부 나이가 측정되자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돼서 그만하고 싶다"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우리 회사에 한 달만 계시면 얼굴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업체 관계자의 말에 "대통령님께 한 달 동안 못 보실 거라고 전해달라"는 재치 있는 농담으로 화답하며 K-뷰티 산업에 대한 깊은 신뢰와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K-뷰티 산업을 "제조, 마케팅, 기획연구가 탄탄한 하나의 생태계"라고 극찬하며 "전 세계인의 뷰티는 한국이 다 책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