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전망대, 자물쇠 갈등에 시민만 '우회' 불편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해상교량 전망대로 기네스북에 오른 인천 청라하늘대교가 개장 초기부터 출입로 통제 문제로 몸살을 겪고 있다. 이달 초 화려하게 문을 열었지만, 주 출입로인 해상 보행로가 군 당국에 의해 자물쇠로 굳게 닫히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 군은 해안 경계 작전에 필요한 감시 장비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통제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에 반발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자물쇠 강제 철거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전망대로 향하는 가장 빠른 길인 해상 보행로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하는 처지다. 출입문에는 군부대가 임의로 시건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고, 방문객들은 교량 상부의 가파른 자전거도로 겸용 인도를 이용해 우회하고 있다. 이 우회로는 경사가 급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교통약자들에게는 사실상 접근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자전거와 보행자가 뒤섞여 통행하는 탓에 안전사고 위험에 대한 우려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이 출입을 막아선 명분은 보안과 경계 작전의 공백이다. 육군 17사단은 해당 지역이 해안 경계가 엄중한 곳인 만큼, 사전에 약속된 감시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개방은 안보상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인천경제청은 고성능 CCTV와 감시용 드론 등을 배치하기로 군과 협의했으나, 핵심 장비의 수입 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설치가 7월 말로 미뤄진 상태다. 군은 안보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며 협의 사항 이행을 개방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인천경제청은 군의 이러한 조치가 과도한 행정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해당 구역이 법적인 군사보호구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군이 임의로 자물쇠를 채워 시민의 통행을 방해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경제청은 이미 두 차례나 공식적으로 통제 해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오는 29일까지 자물쇠를 풀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을 통해 직접 철거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지자체가 군 시설물을 강제 철거하겠다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갈등이 깊어지는 사이 관광객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주말마다 사전 매진 행렬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엣지워크’ 등 주요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지만, 주 출입로 폐쇄로 인한 불편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됐다. 인천경제청은 시민 안전을 위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군은 장비 설치 전까지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양측의 접점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행정대집행 예고 시한이 다가오면서 청라하늘대교를 둘러싼 긴장감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법률 검토를 마쳤다며 강제 집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고, 군 또한 작전 환경 보장을 이유로 맞서고 있어 실제 물리적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도약하려던 청라하늘대교가 개장 한 달도 안 되어 안보와 행정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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