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심폐소생술 지침, 여성 속옷 제거 안 해도 된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심폐소생협회가 5년 만에 개정된 '2025년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공동으로 내놓았다. 국내 급성 심장정지 환자가 연간 3만 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목격자에 의한 즉각적인 응급처치는 생존율을 2.4배, 뇌 기능 회복률을 3.3배까지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다. 이번 개정안은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하여 일반인도 현장에서 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여성 심정지 환자에 대한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이다. 기존에는 정확한 패드 부착을 위해 상의를 모두 탈의하도록 했으나, 신체 노출에 대한 부담감으로 실제 적용률이 낮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브래지어 같은 속옷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위치만 조정한 뒤 맨 가슴에 패드를 부착하도록 권고했다. 와이어가 있는 속옷이라도 전기 충격 효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연구 결과가 근거가 됐다.

소아 및 영아에 대한 심폐소생술 지침도 변경됐다. 특히 1세 미만 영아의 경우, 기존에는 구조자가 1명이면 두 손가락 압박법을, 2명 이상이면 양손으로 가슴을 감싸고 두 엄지손가락으로 압박하는 방법을 권장했다. 하지만 새 지침에서는 구조자 수와 관계없이 더 안정적인 압박 깊이와 힘을 유지할 수 있는 '양손 감싼 두 엄지 가슴압박법'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이는 구조자의 피로도를 줄여 심폐소생술의 질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기본 소생술 영역에서는 구급상황요원의 역할을 더욱 강조했다. 신고를 받은 상담요원이 심폐소생술 방법을 안내하는 것을 넘어, 주변에 있는 자동심장충격기를 찾아 사용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한, 익수 환자에게는 인공호흡을 포함한 표준 심폐소생술을 권고하되, 일반인이 인공호흡을 꺼리는 경우 가슴 압박만이라도 중단 없이 시행하도록 했다. 임산부의 경우, 복부를 왼쪽으로 밀어 혈류를 개선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전문소생술 분야에서는 체외순환 심폐소생술(ECPR)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기존의 심폐소생술로 자발순환이 회복되지 않는 환자에게 가능한 경우 ECPR 시행을 고려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또한, 심정지에서 회복된 후 혼수 상태인 환자의 목표체온유지치료 권장 온도를 기존 32~36도에서 33~37.5도 사이로 조정하여 의료 현장의 유연성을 높였다.
이물질에 의한 기도폐쇄 대처법도 일부 수정됐다. 1세 미만 영아의 경우, 장기 손상 우려로 복부 밀어내기(하임리히법)를 금지하는 기존 원칙은 유지된다. 대신 등 두드리기와 가슴 밀어내기를 교대로 시행하되, 가슴을 압박할 때 '한 손 손꿈치 압박법'을 사용하도록 권고하여 더 효과적인 처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신생아 소생술에서는 심정지 후 소생 중단 논의 시점을 기존 출생 후 10~20분에서 20분으로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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