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회견장에 등장한 꽃문신…김진서 팔 두고 갑론을박
기본소득당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을 반박하기 위해 마련한 기자회견이 엉뚱한 방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견장에 선 김진서 청년최고위원의 팔 문신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다. 용 후보자 논란을 해명하던 자리가 정치인의 ‘문신 노출’ 논쟁으로 번진 모양새다.김 최고위원은 지난 7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 반소매 차림으로 참석했다. 이 과정에서 팔에 새겨진 꽃무늬 문신이 그대로 드러났다. 당시 기자회견에는 신지혜·노서영 최고위원도 함께해 용 후보자를 둘러싼 비례대표 의원직·장관직 겸직 문제와 배우자 당직 임명 논란 등에 대해 반박했다.
기본소득당은 용 후보자를 향한 비판이 과도하다는 입장을 냈다. 신 최고위원은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직을 맡는 전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새로운 시도가 있어야 새로운 사례도 만들어진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용 후보자를 둘러싼 공세에는 비례대표 정치인과 젊은 여성 의원을 향한 편견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뒤 온라인에서 회자된 것은 발언 내용보다 김 최고위원의 모습이었다. 팔을 가리지 않은 채 국회 공식 브리핑 공간에 선 사진이 커뮤니티와 SNS에 퍼지면서 “정당 당직자의 공식석상 복장으로 적절한가”라는 논쟁이 이어졌다.
비판적인 반응은 국회 기자회견이라는 장소의 상징성에 주목했다. 문신은 개인의 자유일 수 있지만, 원내정당의 지도부가 국민을 상대로 메시지를 내는 자리라면 보다 정제된 외형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일부 누리꾼은 “정치인은 결국 대중의 평가를 받는 사람”이라며 이미지 관리 역시 정치인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를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낡은 시각이라는 반론도 거셌다. 지지 의견을 낸 이들은 “문신이 있다고 공직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팔의 꽃무늬보다 기자회견 내용이 더 중요하다”, “정치권도 젊은 세대의 표현 방식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신을 둘러싼 정치권 논쟁은 과거에도 있었다. 2021년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은 타투업법 제정을 촉구하며 등에 꽃무늬 타투를 드러내는 퍼포먼스를 했다. 다만 당시 타투는 실제 문신이 아닌 스티커였다. 홍준표 정치인의 눈썹 문신도 대중적으로 알려졌지만, 이 역시 미용 목적의 반영구 시술이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문신 정치인의 사례는 더 다양하다. 미국의 존 페터먼 연방 상원의원은 팔에 자신이 시장으로 재직했던 도시의 우편번호와 폭력 사건 희생자들의 사망 날짜를 새기고 공개 활동을 이어왔다. 미국에서는 문신을 개인의 정체성이나 삶의 기록으로 보는 시각이 넓어지는 추세다. 퓨리서치센터의 2023년 조사에서도 미국 성인 상당수가 문신을 갖고 있으며, 사회가 과거보다 문신에 관대해졌다고 답했다.
일본 정치권에도 문신으로 알려진 인물이 있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외조부인 고이즈미 마타지로는 중의원 부의장과 체신상을 지냈고, 문신 때문에 ‘문신 장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재 일본 지방의회에서도 타투를 공개한 채 활동하는 의원들이 있다. 다만 일본은 문신을 조직폭력배 문화와 연결해 보는 인식이 강해, 일부 시설에서 문신 이용자의 출입을 제한하는 관행이 남아 있다.
김 최고위원은 1997년생 청년 정치인이다. 최근 기본소득당 전국동시당직선거에서 청년최고위원 단독 후보로 출마해 92.52%의 최종 득표율로 당선됐다. 권리당원 투표와 대의원 투표에서 모두 90%가 넘는 찬성표를 받았다.
강원 화천 출신인 그는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졸업했다. 기본소득당 청년·대학생위원장과 은평구지역위원장을 지냈고, 용혜인 의원실 비서관으로도 일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서울 은평구의원 후보로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청년최고위원 선거 과정에서 청년층의 지지를 받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8년 총선 승리와 청년 정치 확대도 목표로 내세웠다.
이번 일은 정치인의 외모와 메시지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다시 묻게 만들었다. 누군가에게 김 최고위원의 문신은 공식석상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보였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치권이 더 다양한 삶의 방식을 품어야 한다는 신호로 읽혔다. 용혜인 후보자 논란을 설명하려던 기자회견은 결국 정치권의 세대 감수성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또 다른 논쟁의 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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