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한동훈 '동시 개소식' 격돌…부산 보수 민심 어디로?
부산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 북구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보수 지지층 결집이라는 난제를 안고 위태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를 거치며 보수 진영이 합리적 중도와 강성 우파로 갈라진 상황에서, 두 후보는 각기 다른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흩어진 민심을 한데 모아야 하는 공통된 숙제를 안게 됐다. 이들은 승리를 위해 전통적 지지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외연 확장을 꾀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 속에서 정교한 줄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박형준 후보는 당내 결속을 다지기 위한 상징적 행보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캠프는 오는 10일 열리는 박민식 북구갑 보궐선거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참석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당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흩어진 당심을 하나로 묶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같은 시간 인근에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 역시 개소식을 열 예정이어서, 이날의 분위기가 향후 부산 지역 보수 진영의 주도권 향배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박 후보에게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가운데, 진보 성향 응답자들의 강한 결집력에 비해 보수층의 지지세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박 후보 측은 강성 보수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종교계 인사의 자녀를 캠프에 합류시키는 등 보수 색채를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것이 오히려 중도층의 거부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무소속으로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한동훈 후보 역시 지지 기반 확장을 위해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한 후보는 과거 공안 검사 출신이자 보수 강경파의 상징적 인물인 정형근 전 의원을 후원회장으로 영입하며 전통 보수층의 향수를 자극하고 나섰다. 이는 국민의힘 공천 확정 이후 다소 주춤해진 지지율 상승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그가 그동안 지향해온 '상식적 보수' 이미지와 배치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정형근 전 의원의 합류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득실 계산이 분주하다. 강성 보수 지지층을 흡수하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고문 수사 연루 의혹 등 과거 전력이 부각될 경우 한 후보가 공들여온 중도 확장성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후보를 지지하던 합리적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이번 인사를 계기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영입이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박형준과 한동훈 두 주자가 직면한 환경은 과거 어느 선거보다 척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계엄과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보수 지지층 내부의 이질성이 극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중도와 보수 사이에서 최적의 지점을 찾아야 하는 두 후보의 선택이 부산 선거판 전체를 흔들고 있다. 10일 동시에 열리는 두 캠프의 개소식 현장에서 드러날 민심의 향방이 이번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의 최종 결과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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