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통일교 특검' 거부하며 '통일교 해체' 카드 역공…속내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통일교 특검을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거부하는 동시에, '통일교 해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내란, 채상병, 김건희 여사 의혹을 묶은 '2차 종합 특검'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법정에서 기존 진술을 뒤집으며 생긴 반격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경찰 수사가 이미 진행 중이므로 특검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만약 당 소속 인사의 혐의가 조금이라도 드러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단호하게 조치하겠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민주당은 이번 사태의 본질이 특정 정당의 비리가 아닌,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해 온 통일교의 구조적 문제라고 규정하며 공세의 초점을 옮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의혹의 진원지인 윤영호 전 본부장 발언의 신뢰도를 무너뜨리는 데 당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박지원 의원은 윤 전 본부장이 특검과 법정에서 말을 바꾸는 행태를 '보험성 진술'이라 비판하며 "세 치 혀에 전 국민이 농락당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나아가 "통일교는 역대 정권마다 손을 뻗쳐 검은 돈 제공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며, 이번 기회에 통일교를 해체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통일교 로비 의혹을 개별 정치인의 일탈이 아닌, 사회적으로 해악을 끼쳐온 종교 단체의 문제로 프레임을 전환해 특검 요구의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은 전선을 오히려 확대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통일교 특검 요구에 더해, 김건희 여사 특검을 이끌었던 민중기 특별검사의 과거 주식 거래 의혹까지 재소환하며 '쌍특검' 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는 민주당의 공세에 수세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역으로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려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범야권 의석 구조상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 통과가 불가능하지만, 여론전을 통해 민주당을 압박하고 특검 수용을 관철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통일교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자당 소속 인사들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는 특검 추진의 진정성을 부각하고, 민주당이 '제2의 내란 특검' 등으로 본질을 흐리려 한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어주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격화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개혁신당 등 제3지대와의 연대 가능성도 타진하며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개혁신당은 물론 조국혁신당과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며 특검 추진을 위한 초당적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화답해, 향후 정국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소수정당의 선택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이처럼 통일교 로비 의혹은 윤영호 전 본부장의 '입'에서 시작됐지만, 이제는 각 당의 명운을 건 정치적 총력전으로 비화하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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