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준강제추행' 혐의로 피소돼 경찰이 정식 수사에 착수했으며, 당 지도부 역시 윤리감찰단에 긴급 조사를 지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도덕성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면서 민주당은 비상이 걸렸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7일 장경태 의원의 성추행 의혹 관련 보도가 나오자마자 윤리감찰단에 진상 조사를 지시하며 신속하게 대응에 나섰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가 장 의원 관련 보도에 대해 윤리감찰단에 경위와 보도 상황에 대한 진상을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가 이처럼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최근 당내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의원들의 사법 리스크와 도덕성 논란에 대한 국민적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당의 젊은 축을 담당해 온 장 의원에게 불미스러운 의혹이 제기된 만큼, 당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윤리감찰단은 장 의원의 공식 입장과 관련된 자료 등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경찰 수사도 본격화됐다.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는 영등포경찰서로부터 장 의원에 대한 고소 사건을 이첩받아 정식 수사 절차에 착수했다. 준강제추행 혐의를 골자로 한 고소장은 지난 25일 영등포경찰서에 접수되었으며,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다음 날 서울청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인은 지난해 말 서울 시내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장 의원으로부터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장 의원 측에 출석을 요구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수사 주체가 일선 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로 상향된 것은 사안의 민감성과 현역 국회의원이 연루된 점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장 의원은 즉각 "허위, 무고"라며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장 의원은 고소장 접수 보도가 알려진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닌 허위 무고와 관련, 음해에 대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7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장 의원은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무슨 사실이 없는데 무엇을 설명하나"라고 반문하며 "일단 정보공개청구를 했기 때문에 해당 고소장을 보고 확인해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고소 내용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무고죄 등 법적 대응을 통해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민주당은 경찰 수사와 당내 감찰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만약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장 의원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당 전체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