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장동혁 대표에 직격탄 "극우 집회 선동 몰두, 국민 버렸나"
여야가 본회의 안건 처리를 두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정면충돌을 벌이며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쟁점 민생 법안에 대해서까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의사 진행 방해)를 예고한 국민의힘을 향해 '민생 포기 정당'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해당 안건들은 여야가 공감해 온 비쟁점 민생 법안이자 국민과 경제계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법안"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국민의힘을 강하게 압박했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여야의 약속이 공전하는 가운데, 국회는 또다시 극한 대치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전략 자체를 '진정성 없는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공세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었다. 김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당의 소속 의원들은 보이지도 않고 국회의장과 민주당 부의장만 있는 필리버스터는 정상이 아니다"라고 꼬집으며, 이러한 명분 없는 필리버스터 남용을 막기 위해 국회 운영위원회를 통과한 '필리버스터 제한법'을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또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직접 겨냥해 "극우 장외 집회와 국회 태업, 파업 선동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당의 최고 책임자가 민생을 외면하고 정쟁을 앞세우는 것은 국민을 저버린 비정상적 행태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가 도를 넘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회동 시작 전 기념사진 촬영조차 "되는 것도 없는데 무슨 사진만 찍냐"며 거부하는 등 작심한 듯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민주당이 압도적인 의석수를 무기로 상임위에서 충분한 숙의가 필요한 법안들까지 일방적으로 본회의에서 처리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이는 국회의 숙의 정신을 훼손하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또한 22대 국회 개원 이후 단 한 차례도 여야 합의로 의사일정을 처리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국회 역사에 매우 불행한 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국민의힘은 구체적인 법안들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입법 독주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정부 관계자들의 태도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 등이 경제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며, 각종 사법개혁 법안 역시 법치주의를 흔들 수 있다며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나아가 국회 본회의에 불참한 국토부장관과 국정감사에서 격분한 정책실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국회의장이 받아내야 한다며, "국회를 무시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가 평행선만 달리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헌특위, 정개특위 등 장기적인 논의를 제안했지만, 당장의 현안을 둘러싼 입장 차가 워낙 커 향후 국회 운영의 험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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