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이 이집트 카이로 대학교에서 우리 정부의 새로운 대중동 정책 구상인 '샤인(SHINE) 이니셔티브'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해외 대학 연설로, 3000여 석이 넘는 대강당을 가득 메운 청중 앞에서 대한민국과 중동이 함께 열어갈 미래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샤인 이니셔티브'는 안정(Stability), 조화(Harmony), 혁신(Innovation), 네트워크(Network), 교육(Education)의 다섯 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평화와 번영, 문화 교류라는 세 가지 큰 틀 안에서 한반도와 중동의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적 구상이다.

 

첫 번째 약속으로 이 대통령은 '안정과 조화'에 기반한 평화 구축을 내세웠다. 한국이 이미 레바논에 동명부대를 파병하며 중동 평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도 '두 국가 해법'을 일관되게 지지해왔음을 강조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 극복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이집트 적신월사에 1000만 달러를 신규 기여하겠다고 약속하자, 현장에서는 뜨거운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이는 단순한 선언을 넘어 실질적인 행동으로 중동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진정성을 보여준 대목이다.

 

두 번째로 이 대통령은 '혁신'을 통한 공동 번영의 미래를 역설했다. 과거 '한강의 기적'이 중동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음을 인정하며, 이제는 대한민국이 '나일강의 기적'에 기여할 차례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미 이집트 국민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삼성 스마트폰과 현대로템의 전동차를 구체적인 협력 사례로 들며, 기존의 에너지·건설 분야를 넘어 인공지능(AI), 수소 등 미래 혁신 산업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TA)과 유사한 '한·이집트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추진에 합의하며, 양국 간 경제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공고히 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네트워크와 교육'을 통해 양 지역의 교류와 협력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그리고 서로의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카이로 대학을 포함한 양국 대학 간 교류 확대와 국립 박물관 간의 협력, 이집트 내 K-컬처 확산 등을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했다. 연설을 마치며 그는 "여러분의 꿈이 바로 우리 두 나라의 미래"라며 "이집트 문명과 국민을 사랑한다"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고, 청중은 기립 박수로 화답하며 양국 관계의 빛나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