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대한민국 전체가 수험생들을 위해 숨을 죽인 이날의 풍경이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타전되며 큰 관심을 끌었다. AFP, 로이터, BBC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수능일을 단순한 시험이 아닌, 사회 전체가 한마음으로 참여하는 독특하고 경이로운 사회 현상으로 집중 조명했다. 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의 수능일은 자녀의 미래를 위해 사회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변형되고, 온 국민이 수험생에게 응원을 보내는 특별한 날 그 자체였다. 외신들은 명문대 입학을 위한 '필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학생들과 그들을 돕는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며 한국의 높은 교육열을 실감케 했다.

 

외신이 가장 주목한 것은 '수험생 우선'을 위해 사회 전체가 일시 정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AFP 통신은 영어 듣기 평가가 진행되는 35분 동안은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금지된다는 사실을 놀라움과 함께 보도했다. 또한 수험생들의 원활한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관공서와 은행 등 주요 기관의 출근 시간이 한 시간 늦춰지고, 경찰 오토바이가 지각 위기에 처한 학생들을 실어 나르는 장면은 로이터 통신을 통해 긴급 작전을 방불케 하는 모습으로 묘사됐다. 국가 차원에서 시험의 공정성과 수험생의 편의를 위해 교통과 소음까지 통제하는 모습은, 수능이 한 개인의 시험을 넘어 국가적 중대사로 여겨지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사례로 비쳤다.

 

시험장 밖에서 벌어지는 간절한 풍경 역시 외신의 눈에는 인상 깊게 다가왔다. 자녀가 시험을 치르는 동안 절이나 교회를 찾아 두 손 모아 기도하는 학부모들의 모습은 한국 사회의 뜨거운 교육열과 자녀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으로 포착됐다. 특히 AFP 통신은 한 수험생 어머니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들의 시험 시간표에 맞춰 자신의 기도와 식사, 휴식 시간을 완벽하게 조절한다는 사연을 전하며 놀라움을 표했다. '미끄러운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에 미끄러진다'는 속설 때문에 점심 도시락 메뉴까지 신경 쓰는 모습 등, 합리적인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와 미신까지 상세히 소개하며 수능에 쏠린 사회적 압박감과 기대감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시험의 강도 자체도 주된 관심사였다. 영국 BBC 방송은 수험생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약 8시간에 걸쳐 200개에 달하는 문제를 풀어야 하는 수능을 '마라톤 시험'에 비유했다. 특히 일반 수험생보다 훨씬 긴 13시간 동안 시험을 치러야 하는 시각 장애인 수험생의 사례를 언급하며, 시험의 고단함과 그 속에서도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함께 전했다. 이처럼 외신들은 비행기를 멈추고, 경찰이 동원되며,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한국의 수능일을 단순한 교육 제도를 넘어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교육에 대한 열망, 그리고 그 이면의 압박감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문화적 키워드로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