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4일 한미 통상협상 타결을 알리는 자리에서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중요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실사구시적인 자세"라고 강조하며, 한미 협력 강화와는 별개로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이번 한미 합의에 우리 측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미국이 승인하는 내용이 포함된 만큼, 이에 대해 중국이 가질 수 있는 우려를 사전에 불식시키고 균형 잡힌 외교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정부가 중국과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양국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을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이라고 약속하며, 강대국 사이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리 외교를 펼칠 것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주변국과의 안정적 관계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선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으며 오직 국익만이 영원하다"는 외교적 격언을 인용하며, 이념이나 특정 진영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대한민국의 이익을 기준으로 외교 정책을 펼쳐나가겠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이는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도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특정국에 대한 편향적인 외교가 아닌, 다자적인 관점에서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정부의 기조를 재확인한 셈이다.

 

또한 이 대통령은 지난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관계가 개선될 중요한 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협력과 인적·문화적 교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양국 관계가 이미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나아가 양국 협력을 저해하는 민감한 요소들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고 시간을 가지고 지혜를 모아 대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는 점도 공개했다. 이는 당장의 갈등 요소에 매몰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계를 관리해 나가겠다는 성숙한 접근법을 보여준다.

 

특히 이 대통령은 "우리와 입장이나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근거 없이 배척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지적하며, 일각의 배타적인 시각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조차 중국과 여러 방면에서 갈등하고 대립하면서도, 기후 변화나 경제 문제 등 협력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이는 우리 역시 미국과의 동맹 관계와는 무관하게, 중국과 협력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결국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한미 관계 강화라는 성과를 발표하는 동시에, 중국을 향해서는 협력과 대화의 문이 항상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미중 사이에서 국익을 지키려는 고도의 외교적 전략으로 풀이된다.